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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향

달팽이 / 한선향

작성자유가형|작성시간26.06.22|조회수1 목록 댓글 0

달팽이


한선향




병원 문을 나서는 길모퉁이
달팽이 한 마리 짐을 지고 간다
"너 정말 무거운 짐을 졌구나"
달팽이 머리 위로 내 얼굴이 겹치는 순간
하루의 피로가 눈알 빨갛게 모아지고 있다




병원에서 집으로 왔다 갔다 하는 사이
무릎과 발목이 아프고 그보다 더 아픈
그이에 대한 측은함이 노각처럼 굽어있는




시들어 뒤엉킨 넝쿨처럼 풀리지 않는 실타래의
머리 아픈 일상사와 고통이 달팽이 짐처럼
내 등을 짓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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