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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화의 이해

(영화 비평) 내가 좋아하는 영화 '박하사탕'

작성자장태운|작성시간02.12.06|조회수237 목록 댓글 0
박하사탕은 2000년 1월 1일 0시에 개봉된 영화이다. 초록물고기로 알려진 이창동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었다.

박하사탕은 어떤 작품인가에 대해 감독은 이렇게 설명한다.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 영화다.
이 말은 '박하사탕'은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전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기도 한데...
사실 영화는 단순하게 설명되는 것이 좋다.
아주 간단하게 누가 어떻게 해서 어떻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런 짧은 축약 속에 사람들이 '아, 알겠다!'면서 흥미도 느끼고 매력적인 공감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 좋은데 불행히도 '박하사탕'은 그렇지가 않다.
여하튼 내가 감독으로서 영화를 찍어봐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처음 내 머리 속에 있던 이야기다.
간단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시간'에 관한 영화다.
한 사람이, 그의 관계가, 그리고 그를 둘러싼 주변과 시대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첫사랑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박하사탕'은 무엇을 얘기하려 하는가?

우리의 현대사가 출발했던 시간을 되짚어 보고 싶었다.
다들 새로운 밀레니엄이 온다고 떠들썩한데, 실은 그것은 추상이다.
새로운 밀레니엄 사회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현재의 전망은 모두 황당한 SF소설처럼 불확실한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내 삶이 어떻게 될 것인가처럼 개인적인 전망이 없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그런 황당함과 답답함이 거꾸로 내 젊음의 순수했던 지점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내적인 충동으로 작용한 것이 '박하사탕'의 출발이다.
단순한 '과거지향'이나 '복고지향'이 아니라, 나에게 '박하사탕'은 원점으로 돌아가서, 과연 그곳에서의 내 본래의 모습은 무엇인가를 스스로 질문해 보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나 뿐만 아닌, 현재시점에서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욕망한다.
'박하사탕'은 그 욕망을 그린 영화다.

현재에서 과거로 향해가는 시간구조(서사구조)를 택한 이유는?

출발점으로 다시 가고 싶어서이다.
20대에는 쉽게 꿈꾸고 쉽게 절망했지만 옮은 것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이젠 뭐가 뭔지 나는 모른다.
이기적 욕구만 항상 앞선다. 그러다보니 또 세기말이다.
아무런 전망도 없다.
영화 속에서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영화는 결국 시간이고, 나는 단순한 압축이 아닌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시간 말이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는 결코 재미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배우에 별 예고도 없이 개봉된 영화여서인지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누군가 보라고 추천해 주지도 않았다. 영화는 자기 취향대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만약에 내가 이 영화를 보기전에 내용 너무 무겁다 보지 마라 라는 얘기를 들었다면 나는 지금까지 안보고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했어도 지금 생활과 별반 다를것은 없었겠지만지금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정말 마음에 남는 영화라고..
영화 비평이어야 하는데 영화 감상이 된든싶다.
이 영화는 한 시대를 자기가 뜻하지 않았지만 휩쓸리듯 그렇게 살며 상처받고 아파하는 한 영혼을 보여준다. 제목이 박하사탕인 것은 박하사탕의 이중성때문이다.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박하사탕은 단 듯 하면서도 매운 맛이 있다. 주인공도 그렇다. 정말 순수한 사람임을 영화에서는 보여준다. 나는 사람심성은 착한데 환경에 의해 달라진다는 성무성학설에 동조한다. 주인공의 경우가 그러하다.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안타까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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