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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지갑

작성자김준한|작성시간26.06.07|조회수28 목록 댓글 0

헌지갑/김준한

 

더하기 빼기 반쯤 접어 둔,

옹졸한 속내를 비난 할 자격은 내게도 없다

 

함께하자며 서로를 곱하고

사랑한다며 서로를 나누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세월의 모퉁이를 떠돌며

끝내 네 가슴에 정착하지 못했던 건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신용등급 때문이었을까

허락된 인연의 유효기간은 짧았다

 

주어진 하루를 쓰지 않고 잔고에 입금하면

아무런 추억을 구입한 것도 없는데

다음 날 도둑같은 세월이 이체해가고 없었다

 

태어날 때 입금된 수명,

그 시간을 조금씩 출금하며

여기까지 살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싼값에 무난히 지나온 시절과

비싼 값을 치르고도 겨우 건너온 순간들이

귀퉁이 닳은 몸에 주름진 영수증처럼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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