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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동시방

손등

작성자안준철|작성시간26.06.22|조회수135 목록 댓글 0

손등

 

흐린 날은 연밭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

꽃들도 나도 지치지 않기 때문이다

꽃들의 표정을 자세히 살펴볼 마음도 생긴다

연밭을 몇 바퀴 돌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손전화를 건네시며

연꽃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고 하신다

꽃 사진을 먼저 찍고 난 뒤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를 달래어

얼굴이 들어간 사진도 한 장 찍어 드렸다

할머니는 당신의 손등을 내게 보이시며

손도 찍혔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웃음으로 얼버무리고 말았는데

사진을 어디서 찾느냐고 또 물으신다

갤러리에 들어가 사진을 보여드리다가 

슬쩍 보니 할머니 손등도 찍혀 있었다

할머니와 나는 조금 더 연밭에 있었다

흐린 날은 연밭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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