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무엇을 원하느냐?(1)
이튿날 침례 요한은 예수께서 오시는 것을 보았다.
광야에서의 호된 시험으로 창백하고 수척하신
예수님의 모습이 요한의 눈에 띄었다.
그러자 요한은 그의 두 손을 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보라! 세상 죄를 짊어지신 하나님의 어린양이시다!
이 분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여러 날 동안 예수께서는
그 근처를 떠나지 않고 배회하셨다.
요한을 주목하며 그의 말을 들었다.
밤에는 단 둘이서 조용히 산책을 하며 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맑고 빛나는 아침,
그들은 서로 작별을 하였다.
이 세상에서 다시 만날 기약이 없는 작별이었다.
그 날 아침 요한은 두 제자와 함께 서있었다.
한 사람은 안드레라는 그리스식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다.
또 한 사람은 요한이라고 불리는 북쪽 태생의 미남이었다.
두 사람은 갈릴리 사람이었다.
또 두 사람이 다 호반(湖畔)의 도시
가버나움의 어업조합에서 배를 빌려
고기를 잡는 사람들이었다.
이 두 사람은 코 흘릴 적부터 친구였다.
그러나 서로 같은 점이라고는 없는 사람들이었다.
안드레는 장삿셈이 빠르고 자신만만하면서도
억세고도 영리한 사나이였다.
이와 반대로 요한은 격정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또 성미가 급한 사람이었다.
그를 온후하고 나약한 성격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으나 얼토당토 않은 일이다.
후일 예수께서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셨다.
그때 그들의 머리 위에
하늘로서 불이 떨어지도록 하라고
스승에게 권한 자들이 바로 이 사람이었다.
이 안드레와 요한이 침례 요한과
더불어 서서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마음이 울적한 듯 얼굴이 울상이었다.
며칠 전부터 두 사람은
침례 요한의 설교를 열심히 들으며
그의 주위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말을 건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신들은 북쪽 호수 지방에서 온 어부들이지요?”
침례 요한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뭣 하러 그 먼 데서 오셨소? 내 말을 들으려구요?”
안드레가 솔직히 대답하였다.
“우리는 벌이도 시원치 않은데다가
그것도 세금으로 거의 다 바쳐야 합니다.
제 그물로 잡은 고기도 먹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바다에 몸을 던져 죽어버릴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남쪽 예루살렘 근처에서 설교하는 사람이 있다.
그에게로 가면 인생의 행복의 비결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형편에
무엇인들 못하랴 생각했습니다.”
이 갈릴리 사람은 쓸쓸하고 비판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의 친구가 덧붙여 말했다.
“그래서 시험적으로 당신한테 온 겁니다.”
“무슨 도움이 되었소?”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말에
이 두 어부는 당황하였다.
무어라고 대답할까 망설이고 있었다.
그때 남루한 옷을 걸친 침례 요한이
그들의 어깨 너머로 손가락질을 하였다.
뒤를 돌아다보니
예수께서 이쪽을 향하여 걸어오고 계셨다.
침례 요한은 나직한 목소리로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는 두 어부에게 말했다.
“저기 하나님의 참된 어린양이 계시오.”
이것은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두 구도자(求道者)도 그 의미를 파악하였다.
그것은 예수님께 대한 최고의 찬사였다.
그분께서 하나님의 어린양이 되심은
이스라엘 명절인 유월절에 바치는
어린 양을 표상하는 산 실체가 되시는 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