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형경중(權衡輕重)
가벼운지 무거운지를 저울로 달아서 안다는 뜻으로,
사물의 경중이나 이해득실을
비교하고 따짐을 이르는 말이다.
權 : 저울추 권
衡 : 저울대 형
輕 : 가벼울 경
重 : 무거울 중
사람이 자기 몸의 균형이 안 잡히면
당장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고치려고 노력한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좌우 균형을 잃어 타이어가
한쪽만 닳는다 해도 당장 정비소를 찾아가 고친다.
차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마음이 균형을 잃은 것은
고치려고 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마음이 균형을 잃으면 판단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그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모두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거의 모든 사람이
마음의 균형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의 균형을 잃은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의 주장을 막 쏟아내고,
행동을 함부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편파적으로 무리를 지어
옳지 않은 주장이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있다.
남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즉 대통령, 국회의원, 정당 대표, 언론인, 종교인,
교수, 교사, 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심지어 지방자치단체장 공무원까지도
균형을 잃은 말과 행동을 하고 있다.
또 언론의 자유를 빙자하여 거짓말을 일삼는 방송국,
신문사, 유튜브 등이 횡행하고 있고,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여론을 좌우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진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다 통해야 한다.
1+1은 언제나 어디 가나 2라야 한다.
그런데 좋아하는 자기 당파의 사람이
2라고 하면 맞다고 한다.
싫어하는 다른 당파의 사람이
2라고 하면 틀렸다고 한다.
틀렸다고 할 뿐만 아니라
온갖 비난과 야유와 공격을 한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나 어느 정도의
당파나 궤변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역사상 이렇게 전 국민이 마음의
균형을 잃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영향력 없는 사람이 균형을 잃고
말과 행동을 한다 해도,
국가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별로 크지 않다.
그러나 위치와 권력을 쥔 사람이 균형을 잃고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면
그 피해는 헤아리기 어렵다.
젊은 세대들이 보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하고,
종교인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언론인은 편파적인 논설을 퍼뜨리고,
교육자가 학생들을 오도하고 있다.
‘권(權)’ 자는 저울의 추(錘)고, ‘형(衡)’ 자는 저울의 대다.
두 개가 합해져서 저울이 된다.
동사가 되면 ‘저울로 달다’, 뜻이
더 확대가 되면 ‘헤아린다’, ‘판단한다’의 뜻이다.
소고기 한 근이라면,
어느 저울로 어떤 사람이 달아도 똑같아야 한다.
그래서 옛날에는 나라를 새로 세우면
도량형기(度量衡器)부터 새롭게 정비했다 한다.
도(度)는 자, 량(量)은 됫박, 형(衡)은 저울이다.
이것이 기준이 없으면 세금이나
토지거래 등이 엉망이 될 것이고,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왕조든지 도량형기를 위조하는 자는
아주 엄중하게 처벌했다.
마음의 균형을 잃고 말이나 행동을 위조하는 자들은
얼마나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겠는가?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