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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와 글방

강 언덕에서

작성자청운의 꿈|작성시간16.09.08|조회수41 목록 댓글 5

 

 

 

 

 

강 언덕에서

                            <청운의 꿈>


 

강()은,

목마름으로 허리 펴고

땀 흘리는 이마 위로

바람과 안개를 일으키며

푸른 들판 곳곳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추수의 기쁨이 샘솟게 하는

사랑의 젖줄이로다.

 

 

그러나 이 강 속엔,

구름으로 잠겨 떠돌던

이루지 못한 꿈 파편들이

자갈 틈에 섞여 뒹굴고

묻힐 수 없다, 묻힐 수 없다,

절규하며 일어서는 사금파리

고통의 비늘

모래알들의 몸부림도 있구나.

 

 

우리 서로 손 잡으면

하나인 것을,

불신의 줄긋고 띄워

돌담 쌓고,

빗장 지르고 돌아서서

남남이 되었거니,

 

 

함께 건너야 할 강 언덕에서

 

 

끝내는 서로 가두고 갇혔던

빗속의 밤과 밤 사이

무너진 우상의 탑 밑에 깔려

몸부림치던 고통은 슬픔을 낳고

통곡은 다리를 끊어

강 숲을 적셨거니,

 

 

사랑은.

넘치는 강 흙탕물도 가라앉히고

풀잎에 맺히는 아침 이슬로

고통과 슬픔도 나누어 삭히나니,

울음은 노래가 되고

흐르는 눈물은 꽃으로 피어나

따스한 미소를 머금는구나.

 

 

아, 허리 잘린

산맥이 숨을 멈춘

피 흘리며 울부짓던

역사의 벌판,

새벽을 깨우는 생명의 소리로

어둠을 사르는 생명의 빛으로

살아나는 너,

훌훌 벗어버린 몸으로

환희에 벅찬 얼굴로

일어서는 너,

새 하늘 새 땅으로 감격하는 나,

 

 

이제,

벽과 담을 헐어내고

뜨겁게 껴안고 뒹굴어 보자.

일그러진 숯 빛 입술에

불을 댕기고

증오와 분노로 찢기고 멍든 가슴

활활 타오르게 춤을 추자.

 

 

무지개 빛 날개 퍼덕이는 창공을

열린 동공 가득히

빛나게 하고,

그을음 흩날리는 가슴을 열어

맑고 깊은 강물이

넘쳐흐르게 하자.

나를 던져 꺾인 꽃이 피고

너를 건져 한 아름 열매 맺는

사랑의 뿌리가 뻗어 내리게 하자.

 

 

사랑은, 강을 안고 일어나

잠자던 영혼과 더불어 춤을 춘다.

             



 

 

 

♣ 1984. 9. 23 광나루 언덕, 워커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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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잔디 | 작성시간 16.09.09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글에 감사드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청운의 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9.12 고맙고, 감사합니다. 푸른잔디 님!!!~~~^_^*
    저의 올린 낙서에도 미치지 못하는 글에 격려해주시는 귀한 옥서에 답글인사드리기도 변변치 못하니,
    지나치게 후안무치한 저의 모습을 안타깝게 돌아보게 되어, 저의 삶의 실상과 현주소를 확인시켜 주시니,
    더욱 감사드리옵고, 자괴지심과 만시지탄을 금할 수가 없군요.
    부디 충고하여 주시고 지도하여주시길 소청드립니다. 푸른잔디 님!!!~~~♡†♡
  • 작성자선구자-권도사 | 작성시간 16.09.09 여명의 햇살이 세상을 깨우고 좋은글 머금고 가을 열매가 되었네....
    수고 하셧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청운의 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9.12 존경하옵는 선구자-권도사 카페지기 님!!!~~~^_^*
    칭찬하시고 격려해주시니, 부끄러움 가운데 무한 감사올립니다.
    여기 <샛별과 등대>카페에 올리는 저의 모든 낙서들은, 부끄러운 탈피를 위한 몸부림이라 하겠습니다.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감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질책과 지도편달해주시옵기를 앙망합니다.
    이곳에 게시된 주옥같이 빛나는 귀중한 여러 많은 글들을 정독하고 배우는 일이 급슨무이겠으나,
    워낙 치졸하고 식견과 안목이 부족한 연유로 면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감히 하교해주시길 청원드립니다.
    카페 운영과 지도에 여념 없으신 가운데서도 신입회원의 일거수일투족을 두루 통찰하시는 열정에,
    깊은 감동을 받았기 까닭이지요.
  • 답댓글 작성자청운의 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9.12 청운의 꿈 날마다 맞이하시는 하루하루의 귀중한 시간들이 감사와 희락과 보람과 행복으로 넘쳐나시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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