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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와 글방

천창(天窓)을

작성자청운의 꿈|작성시간16.09.10|조회수160 목록 댓글 2

                                                     

                                                이화경님의 블로그> 건축자료... 실내외 전경 사진 중에서▼

                                                   

 

 

 

       천창(天窓)을

 

                              - 청운의 꿈

 

 

 

동 서 남 북, 그 어디에도

문은 열릴 수 있고

벽과 창을 대신했지만

항시 캄캄하고 답답하기만 한

나의 방일세.

 

 

하여, 사방에서 뜨거운 우정의 문병같이

폭우 쏟아지는 오늘도 다녀는 갔어도

오랜 가슴앓이의 눈 속을 흐르는 진물은

잦을 길이 없고,

단 한 뼘의 뜰도 허용치 않는

단 한 모금의 물도 인색한

너의 배려엔,

아직도 사의(謝意) 같은 눈물만 겉돌 뿐.

 

 

그 어느 때고

열었다간 곧바로 닫아야만 하는

창이며 벽인 문을,

피뢰침이 박혀진 벽과 벽 사이

검은 강설(降雪) 같이 쌓이는

그을음의 독거미의 어둠이

기어오르는 너의 집

나의 방안의 구조(構造) 속에서

탈출을 시도한 벽시계의 몸부림이

제자리 걸음임을 느낄 때마다

버릴 수 없는 공간을 부둥켜안고

뒤틀리는 공복(空腹)의 방고래를 뒤척거리며

끓어오르는 피거품도 삭혀온 것을.

 

 

때때로 낯선 비계 덩어리의 표정에 매달려

웃음 짓지 않을 수 없는 아내들이,

보채는 젖먹이들을 밀쳐두고

변장한 뒤 눈물 글썽이며 외출하는

속 쓰린 욕망의 굴뚝 밑에서

다리 부러진 날개여,

뚫리지 않은 지붕이여, 창이여.

 

 

꿈의 갈비를 뜯어 태워 먹는

고통의 땀방울이

방바닥을 적셔도 울지 않는

탐색(探索)의 동작 뿐인 여기 아직은,

사랑에 눈 뜬 장님 벙어리의

노래를 듣고 있는 중이지만,

가까이 울창한 수림의

이슬을 털며 질러오는 햇살의 아침

오랜 목마름으로 발돋움한

어린이들 동공(瞳孔)에

출령여 밀려드는 파도, 파도 소리...

 

 

 

 

 

 

 

1968년 어린이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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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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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잔디 | 작성시간 16.09.10 올리신글에 한참 쉬어갑니다. 글쓰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청운의 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9.10 하찮은 낙서들을 틈내시어 읽어주시니 더욱 감사드립니다. 푸른잔디 님!!!~~~^_^*
    오늘 하루도 기쁨과 감사와 사랑과 행복이 뜨겁게 넘쳐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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