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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경님의 블로그> 건축자료... 실내외 전경 사진 중에서▼
천창(天窓)을
- 청운의 꿈
동 서 남 북, 그 어디에도
문은 열릴 수 있고
벽과 창을 대신했지만
항시 캄캄하고 답답하기만 한
나의 방일세.
하여, 사방에서 뜨거운 우정의 문병같이
폭우 쏟아지는 오늘도 다녀는 갔어도
오랜 가슴앓이의 눈 속을 흐르는 진물은
잦을 길이 없고,
단 한 뼘의 뜰도 허용치 않는
단 한 모금의 물도 인색한
너의 배려엔,
아직도 사의(謝意) 같은 눈물만 겉돌 뿐.
그 어느 때고
열었다간 곧바로 닫아야만 하는
창이며 벽인 문을,
피뢰침이 박혀진 벽과 벽 사이
검은 강설(降雪) 같이 쌓이는
그을음의 독거미의 어둠이
기어오르는 너의 집
나의 방안의 구조(構造) 속에서
탈출을 시도한 벽시계의 몸부림이
제자리 걸음임을 느낄 때마다
버릴 수 없는 공간을 부둥켜안고
뒤틀리는 공복(空腹)의 방고래를 뒤척거리며
끓어오르는 피거품도 삭혀온 것을.
때때로 낯선 비계 덩어리의 표정에 매달려
웃음 짓지 않을 수 없는 아내들이,
보채는 젖먹이들을 밀쳐두고
변장한 뒤 눈물 글썽이며 외출하는
속 쓰린 욕망의 굴뚝 밑에서
다리 부러진 날개여,
뚫리지 않은 지붕이여, 창이여.
꿈의 갈비를 뜯어 태워 먹는
고통의 땀방울이
방바닥을 적셔도 울지 않는
탐색(探索)의 동작 뿐인 여기 아직은,
사랑에 눈 뜬 장님 벙어리의
노래를 듣고 있는 중이지만,
가까이 울창한 수림의
이슬을 털며 질러오는 햇살의 아침
오랜 목마름으로 발돋움한
어린이들 동공(瞳孔)에
출령여 밀려드는 파도, 파도 소리...
♣ 1968년 어린이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