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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와 글방

나는 무엇인가

작성자청운의 꿈|작성시간16.09.10|조회수61 목록 댓글 2

 

 

 

 

 

나는 무엇인가

 

                                              --청운의 꿈

 

 

주먹만한 돌맹이와

깨지고 부서진 블록과 벽돌

터진 맹장의 절규를 악물고

튀어 오른다, 날아오른다.

지글지글 타오르는

분노의 기름 솜방망이

떼어낸 혹 덩어리

화염병 화염병들

날아오른다, 날아오른다.

떨어져 내린다.

깨지고 터지고 부서지고,

화염에 휩싸여

타오르는 먹구름.

쓰러지고 무너지는 바리케이트.

부서진 책걸상.

삐꺽거리는 목발, 부러진 각목.

깨어진 창, 유리칼들.

달려 나간다, 달려 나간다.

묶고 가둔 자의 복면을 향해,

달그락거리던 도시락,

숟가락 젓가락들.

빈 노트, 헌책들이

몸부림친다, 날아오른다.

최루탄이 쏟아져 내리는

하늘을 향해

동강난 필기구 부러진 분필들이

피 묻은 구호를 던지며

쏜살같이, 쏜살같이

일제히, 일제히 날아오른다.

헌 구두, 운동화, 고무신을

벗어던진다, 벗어던진다.

찢어진 치마가 날아오른다.

꿰맨 바지가 날아오른다.

헤진 현수막이 날아오른다.

찢긴 깃발이 날아오른다.

브래지어 팬티도 날아오른다.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지고

벗고 벗은 몸과 몸들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부딪치고 부딪친다.

최루탄을 맞으며,

눈물을 흘리며,

기침을 하며,

 

 

떠밀리며 쿨룩거리고

눈 비비며 떠밀리는

나는 무엇인가.

 

 

 

 

- ♣ 1960년 4월을 돌아보며,

1965. 4. 19 학생 의거 기념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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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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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잔디 | 작성시간 16.09.11 올리신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청운의 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9.12 고맙습니다. 푸른잔디 님!!!~~~^_^*
    바쁘신 중에도 누추한 구석구석까지 살피시며 너무도 수고가 많으시군요.
    언제나 제가 보답의 답방과 답글을 올릴 수 있을지 너무도 민망합니다.
    부디 관용하시기 바라오며,
    다가오는 추석명절 연휴가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화목과 행복으로 아름답게 넘쳐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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