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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와 글방

너의 목소리

작성자청운의 꿈|작성시간16.09.13|조회수50 목록 댓글 2

 

 

 

 

 

 

너의 목소리

 

 

                          - 청운의 꿈

 

 

 

 

봄을 기다리는 여인에겐

아무런 말이 없어도 좋았다.

 

 

그러나 너에겐

언제나 미소 머금은

너 특유의 목소리가 있어야 했다.

 

 

그것은, 내 목마른 영혼의 입술이

네 호수 빛 동공(瞳孔)의 그윽한 숨결 속에

함초롬히 젖어들어

한 마리 나비 되어 꿈속을 헤매다가

돋아난 날개 접고 노래 부르던 날

<정말로! 정말로!......>

뿌리침을 받으며 헤어진

그 애달픔 때문이라고나 할까.

 

 

하여, 너의 그 목소리는

나의 핏줄마다 연연히 감돌아 흐르는

천년 그리움의 뜨거운 체온이

부푼 수밀도(水蜜桃)의 가슴 속을

배꽃가지에 달빛 어리듯 맴돌다 퍼지는

신비로운 메아리 메아리~

 

 

잊으려 잊으려 해도 끝내

한결같이 치솟기만 하는

보름달처럼 더욱 떠오르는

너의 그 모습 잊을 수 없어

꽃다발 한 아름 호젓이 안고

견우직녀 삼백 예순 다섯 날

하루같이 기다리며 사뭇 허위적이던

그 손길이 맞닿는 사연보다도 더 애절한

피맺힌 그리움으로

오늘도 찾아 헤매는

나의 사랑, 너의 목소리.

 

 

소라의 푸른 무늬 출렁이는 가슴으로

언덕 위에 봄비를 맞고 섰으면

귀를 막아도 들리는 너의 목소리

꿈길에도 사무치는 너의 목소리

<...이 음악, 참 아름다워요~!!>

학처럼 날아오르고픈 창공을

아련히 물살 지운다.

 

 

여인에겐 목소리가 없어도 좋았다.

그러나, 노을진 들녘

아까시아꽃 그늘 환한

늪가의 밀어(密語)처럼 애틋한

너의 그 목소리는

꼬옥, 언제까지나

나의 뜰에 있어주어야겠구나.

 

 

 

 

 

 

♣ 1977년 봄, 세종로 고려 사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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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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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잔디 | 작성시간 16.09.13 훌륭하고 좋은시를 많이 쓰셨네요.
    좋은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선구자-권도사 | 작성시간 16.09.14 아름답고 멋진 영상시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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