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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지기

<482> 흐참, 거, 씨부랄 놈덜 9 상견례 <53>

작성자정기진|작성시간26.06.15|조회수3 목록 댓글 0

 

 

 

가루지기 <482> 흐참, 거, 씨부랄 놈덜   

 

9 상견례 <53>  

사내라면 사죽을 못 쓰는 옹녀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기다리고 있을 판이었다. 입으로야 가끔은 딴 계집도 만나라고 했지만, 막상 제 서방놈이 다른 계집을 품는 꼴을 보면 눈에 불을 켜고 덤빌지도 모를 일이었다.

바깥의 계집을 만나드래도 옹녀 년 쪽에서 먼저 딴 사내의 살맛을 보고 난 다음에 할 일이었다. 그래야 평생을 구박 안 받고 살아갈 것이었다.

천하의 색녀가 일편단심 서방 하나만 바라고 살지는 못 할 것이었다. 지금이야 밤이나 낮이나 붙어 살다보니까, 서로간에 딴 계집, 딴 사내의 살을 넘볼 처지가 아니지만, 역마살이 있는 제 처지를 강쇠 놈도 잘 알고 있었다. 한 달을 옹녀 곁에서 버틴 것도 그나마 계집의 속살재미에 아직 실증이 안 났기 때문이었다.

낮에 주모의 말이 가끔 투전판도 벌어진다고 했으니까, 우선은 마천 삼거리 주막에서부터 시작할 판이었다. 떡 사 먹고, 술 사먹고, 고기 사먹느라고, 제법 축을 내기는 했지만, 옹녀 년의 전대 속에는 선소작료로 받은 엽전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어떻게든 그걸 울궈내야 투전 밑천으로 삼을 것이었다. 투전으로 어찌어찌 논마지기값이라도 장만하면 그걸 턱하니 내놓고 큰 소리를 떵떵 칠판이었다. 그래야 계집한테 더부살이하는 신세는 면할 판이었다.

바깥 계집을 만나더라도 맞대거리를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옹녀 년이 먼저 다른 사내와 아랫녁을 맞추는 것이었다. 그래야 옴짝 달싹을 못하고 고분고분 할 것이었다. 논 열마지기가 제 년 것이라고 위세를 부리지 않을 판이었다. 주모가 아무리 보채도 함부로 바지춤을 내릴 수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었다.

“밤길에 마중 나와준 고마움으로 내 연장맛 한번 뵈줄라고 했드니, 말아야겄소이.”

강쇠 놈이 의뭉을 떨자 주모가 손으로 슬쩍 강쇠 놈의 거시기 놈을 쓰다듬으면서 콧소리를 냈다.

“말이 그렇다는 소리제, 그것이 내 본 맴이었겄소. 아까 낮에 이녁을 잠깐 보고 내 맴이 싱숭생숭했소. 혹시나 싶어 일찌감치 뒷물꺼정 허고 학수고대허고 있었소. 헌디, 조진사네 하인들이 정자 위에서 방사럴 허는 년 놈을 잡으러 간다고 몽둥이 들고 달려내려가길래 지키고 있었소.”

“흐참, 거, 씨부랄 놈덜. 평생 넘의 집 종살이 백이 못헐 종자들입디다. 즈그놈덜이나 나나 상놈이긴 마찬가진디, 몽둥이질 잘 헌다고 밥 한그럭 더 주는 것도 아닐텐디, 죽고 살기로 사정없이 패뿌립디다.“

“원래가 상것들이 상것헌테 모진 벱이요. 으떠시오? 저녁엘랑 내 집에서 자고 가씨요. 어디 어혈진디는 없는가 살펴도 보고. 지리산언 산이 깊어 밤길이 무섭소. 아매 지리산 산신님이 펄쌔 묵잘것이나 없는가허고 나들이럴 나왔일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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