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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밤 풍경

작성자박선정|작성시간26.06.22|조회수9 목록 댓글 0

아파트의 밤 풍경 / 박해강(선정)
 
 밤 시간은 이제 열 한 시,
거기엔 바삐 승용차들만 쏜살같이 달리며 오가고 있다. 
이슥한 여름밤 k 아파트 마을의 밤은 너무 적적하고 너무나 고요하다
 
 각 층 각 방마다 불빛 휘황해도 사람 그림자는 보이지 않고.
마을 안 잔디밭이나 놀이터에도 사람의 기척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잔디는 보드랍게 자랐고 이름 모를 생명들은 꼬물거리도 인간의
움직임은 눈에 띄질 않는다
 
 여전히 나무는 제 모양대로 푸르고 무성하게 자라서
사람이 기댈 만큼 커져 있다. 그 나무들 위에서는 초여름 밤 즐기는 듯
보리매미 신나게 노래를 불러 젖히고, 넓은 잔디밭 무성한 나무 밑에는 
적막과 고요만이 흐를 뿐, 왜 어른들은 보이 지를 않는다
 
 보이지 않는 어른들은 힘에 겨운 삶을 지탱하고 이어 가기에
지쳐 있음일까? 그 어른들의 모든 인생 그 어른들의 힘겨움 보석같이
빛나는 한 인간 한 사람마다 애틋하고 갸륵한 고달픈 여정, 하지만
서글픈 일은 아니다
 
 지치고 힘들어 쌓인 피로에, 이 아름다운 시간을 멍한 가운데, 왜
뜻 없이 허비하며 쉬어야 하는가?
 
 아파트의 한 여름밤은 그저 적적하고 고독하지만 
그러나 어쩌랴! 아마 우리 동네 모든 사람이 지내온 세월과 이어왔던 
생의 로정은 엇비슷한 모습으로 엇 비슷하게 살아 왔던 것이다.
 
 우리가 서로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며 
정도 베풀며 소중하고 귀한 시간을 산책하면서 밀어의 속삭임으로
배려와 서로서로  나눔을 즐길 수 있다면 조금은 우리의 여정에 위로가
되면서 즐거움이 일어날 터인데 아파트 여름밤 쓸쓸하기만 하다.
 
 그래도 아파트의 여름밤은 쓸쓸하지만 운치있는 아름다운 밤이다.
 
1993. 7. 20. 일경 씀  2026. 6. 22.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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