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우리는 / 박해강(선정)
나를 나라고 부를 수 있는 나는 누구인가
너를 너라고 부를 수 있는 너는 누구인가
누구를 기다리며 기다리고 있음은 행복한 것인가
저녁나절 나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나는 행복한가?
지루하리만치 답답한 버스 안
온갖 사람들이 타고 내리고 타고 내려도
무심히 굴러가는 육중한 기관 속에는
모두가 행복한 모습들의 사람은 아니었다
피로에 지친 축 처진 어깨, 무표정한 모습에서
힘겨운 삶의 애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이게 우리 모든 이들의 모습일지 모른다
그래 우리의 삶이 힘겹기는 하지만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일들이
있는 건지 없는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진하디 진한 삶의 아름다움 다시 일깨우며
해 질 녘 서쪽 하늘에 타는 듯한 붉은 노을 바라보며
깊은 명상에 잠겨 볼 일이다
그때 그 시절 어느 날 보았던 붉게 타던 저녁노을
어느덧 하나의 꿈으로 이어지고 이제, 그 꿈 찾으려 해도 이미,
어른이 됨으로 하여 무뎌지고
세월은 어느새 이만큼 와 있어 무미건조할 따름이다
그러나 잊지는 말자!
비록 오래되어 바래진 기억일지라도
너와 나 우리가 여기에 있음이니
그때로 하여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존재할 것 임이니.
1993. 6. 24경 씀 2026. 6. 18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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