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사는 지혜 / 박해강(선정)
거기엔 사람들 오가며 전화받고 휴식하는 중이다
어슬렁거리며 스마트폰 통화 한창이고
몇 사람이 무더운 복중에도 한자리 차고앉아 독서 중이다
그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다. 참새들이 왜 저리 바쁜 줄.
무더위가 들불처럼 훅훅 달구는데, 입 벌려 숨을 헐떡이며
참새 두 마리 내려앉는다.
송파도서관 2층 휴식공간 쉼터 바닥에
토스트 빵, 한 조각이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 일?
기가 막힌 것은 사람이 어슬렁이는
와중에도 어미 참새는 바게트 조각을 급히 뜯어내고 있다.
절체절명 순간처럼 아기 참새 한 마리 곁에서
날개 떨며 먹이 조름 한창이다, 순간순간 긴장의 연속인데
어미 참새는 그 순간에도
앞 뒤 옆 살피며 토스트 조각내기 바쁘고
조각낸 부스러기 물고 어미가 포르르 휙, 숲으로 날아간다.
통화 중인 사람이 무심코 어슬렁거리며 다가간 것이다.
빵조각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하고 통화에 한창 집중이다.
참새식구와는 상관없이, 그래도 어미 참새 새까만 눈동자는
반짝반짝 초롱초롱, 총명하기만 하다.
허 그거 참!
위험하지만 작은 조류 조차 쉽게 살아내는 법 알고 있다니!
그래! 너희도 별반 다를 게 없지
들판에서 숲 속에서, 무성한 나무속에서 먹이 사냥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지? 어쩔 것이냐?
금수인 너희도 힘들고 고달픈 것은 원하는 게 아닐 것이니
계약되지 않고 공생하는, 참새들과 더불어.
오늘도 송파도서관 휴식처에는 공생을 묵인 중이다
2015. 8. 5 지은 것을 2026. 6. 23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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