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게시판

거울 속 자기 얼굴만 보는 사람들

작성자호박사1|작성시간25.04.03|조회수67 목록 댓글 0

삼천삼백아흔한 번째

거울 속 자기 얼굴만 보는 사람들

 

‘도시락 3개’ 김하동 동창의 글을 읽고 ‘거울’을 생각했습니다. 여자들의 휴대 필수품 가운데 하나인 거울은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요? 나르키소스가 샘물에 비친 자기 얼굴에 빠져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갈망하다가 수선화가 되었다는 신화를 보면 고대인들은 물거울을 사용했습니다. 청동시대에는 구리판을 거울로 사용했답니다. <출애굽기>에 “그가 놋으로 물두멍을 만들고 그 받침도 놋으로 하였으니 곧 회막 문에서 수종 드는 여인들의 거울로 만들었더라”라는 대목에서 기원전 1200년경에 이미 거울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훨씬 뒤 13세기 후반, 베니스 사람들이 평판유리를 제조했고, 뒷면에 금속판을 대는 방법으로 거울을 만들었답니다. ‘거울’의 순우리말은 ‘어루쇠’입니다. 눈치가 빨라 남의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사람을 빗대어 ‘배꼽에 어루쇠를 붙인 것 같다’라고 한 속담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 어루쇠라는 말은 러시아의 옛 이름인 아라사俄羅斯의 변음이라고 합니다. 거울이 러시아에서 들어왔다는 말이지요. 실학자 홍대용의 글을 보면 북경의 조선 사신이 머물렀던 회동관會同館과 아라사관이 이웃하고 있어 물물교류가 성했는데 이때 거울이 들어왔다는 기록입니다. 처음 거울이 들어왔을 무렵 생긴 우스갯소리로 한양에 갔던 선비가 거울 하나를 사 왔는데 부인은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첩을 데려왔다고 대성통곡했고, 어머니는 늙은 여자를 왜 데려왔느냐고 투덜댔으며, 아버지는 ‘아버지’를 오랜만에 뵙는다고 절했다는 얘기가 전해옵니다. 우스갯소리지만, 거기에는 인간은 자신을 모르고 산다는 것, 인간은 자기가 본 것만 믿는다는 것, 그래서 그 편견으로 인해 세상이 각박해진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지금 거울은 자기를 꾸미는 데 사용되고 있지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