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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는 삶

작성자호박사1|작성시간26.06.05|조회수17 목록 댓글 0

삼천팔백열일곱 번째

비교하는 삶

 

할아버지/할머니가 되어보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되어보니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손주들 사랑에는 어떤 계산도 없고 시기나 질투, 미움도 없습니다. 보상에 대한 비교도 없습니다. 경쟁사회에 살다 보니 남들과 비교해 세상의 흐름을 놓치고 소외당하고 있다는 두려움으로 고통받는 포모증후군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헛되고 부질없는 행동은 이와 같이 남과 끝없는 비교하기입니다. 절망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며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들과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우리네 삶이 고단한 이유는 욕망 때문이고, 그 욕망이란 대부분이 ‘남보다 더’ 나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불행한 사람들의 삶 속에는 시기와 질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비교하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영의정을 지낸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은, 여섯 차례나 영의정에 임명되었으며 대동법을 추진했고 청백리로 이름을 남긴 분인데 뜻밖에도 후손들에게 비교하며 살라고 가르쳤답니다. 그는 조선시대 인물 가운데 참 어른으로 존경받는 분인데 왜 그랬을까요. “志行上方, 分福下比”, 지행상방, 분복하비. “뜻과 행실은 나보다 나은 이와 비교하고, 분수와 복은 나보다 못한 이와 견주어라.” 인품은 나보다 나은 이를 본받고자 노력하고, 재물이나 지위는 나보다 못한 이와 비교하며 산다면, 결코 시기 질투 따위가 발붙일 데는 없겠지요. 역시 훌륭한 분입니다. 선생의 가르침대로 비교하며 산다면 시기 질투는커녕 존경과 사랑이 넘칠 겁니다. 법정 스님이 기도하고 수행하는 도량이 따로 있지 않고 우리가 처한 삶의 현장이 곧 도량이라고 한 것처럼, 오리 선생이 남긴 ‘비교하는 삶’이 곧 도량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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