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천팔백열아홉 번째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어려서 할머니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가운데 오래 기억에 남는 말이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지성감천至誠感天,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정성을 다하면 어려운 일도 이룰 수 있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에 나와서도 매사에 정성을 다했는지 조심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특히 장 담그는 일을 예로 들면서 정성이 지극해야 장맛이 좋다고 하시며 매일 장독을 닦으셨습니다. 그렇게 좋은 말이었는데 어느 목사님 설교에서 기독교에서는 그 말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며 목사님 어머님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 어머님은 평소에 헌금할 돈을 미리미리 준비하셨는데 돈이 조금이라도 구겨져 있으면 인두로 반듯하게 펴서 성경책 안에 넣어 두시곤 했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이니 정성스럽게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 씀씀이를 얘기한 것인데, 자기가 목사가 되어서 이렇게 헌금을 준비하시던 어머니 얘기를 하면 신자들이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대꾸하더랍니다. 그런데 그런 분 가운데 자기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자, 목사인 자기를 찾아와 그러더랍니다. “내가 그렇게 정성을 들여 기도하고 교회에 봉사했는데 어떻게 하나님이 내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그러고는 교회를 떠나더랍니다. 참척慘慽의 아픔을 겪으며 박완서 작가가 그랬지요. “한 말씀만 하소서.” ‘도대체 왜 내가 이런 아픔을 겪어야 한단 말입니까’ 하는 원망이겠지요. 그러나 그녀는 ‘왜 나는 그런 고통을 겪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 거기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더 깊이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보통은 ‘내가 얼마나 지극 정성으로 했는데.’라는 자기 의를 앞세우기 마련이어서 목사님은 그 ‘정성’조차도 ‘은혜’임을 깨닫도록 기도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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