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천팔백서른한 번째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과거 우리네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일이 아니라, 집안과 집안이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만남도 쉽지 않았지만, 헤어지는 일도 어려웠습니다. 러시아에 이런 속담이 있답니다. “전쟁터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로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며,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결혼은 어떤 일보다도 신중해야 한다는 말이겠지요. 간단하게 남녀가 만나는 일이라고 쳐도 그렇습니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읽으면 더욱 그러합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이 시를 읽으면, 찬찬히 읽고 나면 앞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찾아왔다는 건, 누군가와 만난다는 건 서로의 일생을 주고받는 일이라고 하니 어찌 가벼이 대할 수 있을까요. 그의 일생과 나의 일생이 만나 인연因緣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할 때 우리는 연애戀愛라고 합니다.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연애는 마음은 물론 상대의 지난 인생까지 품는 것이라고. 상대의 과거를 알지 못했다가 뒤늦게 알고는 이혼 사유가 되네, 마네 시끄러운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그들은 그가 자기에게 오기까지의 삶도 품겠다는 마음으로 만난 게 아니었다는 말이 되겠지요. 나이가 드니 갈수록 대화가 줄어듭니다. 그건 무얼 뜻하는 걸까요. 부부란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관계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조그마한 몸짓 하나로도 상대의 마음을 읽고 느끼는 관계라는 말이겠지요. 어느 교수가 그러더군요. 삶에서 결혼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오랫동안 함께하는 것’이다. 결혼이 뭔지 알고 하는 말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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