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에 가입한지는 몇년이 지났지만
오래동안 눈팅만 하던 장농회원이었다가 어제야 비로소 용기내어 첫 산행을 했습니다.
누구나 하는 생각이겠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서먹함,
제대로 가지 못해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동두천역으로 가는내내 마음 한쪽 자리하고 있었지요.
게다가 10분정도 지각까지 하게 되어 기다리는 회원님들을 뵙게 될 때까지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걱정은 말그대로 쓸데없는 우려였을 뿐이었습니다.
주몽님을 비롯하여 고암님, 청산오솔길님, 잼제민님, 장미님, 하사랑님 모두
첫 산행에 나선 왕초보, 이름하여 폭탄에 대한 배려가 더할 나위없이 컸기 때문이죠.
초반부터 헉헉대며 '괜히 왔나봐. 민폐만 끼칠 걸!' 하며 스스로를 책망하는 내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모두 한결같이 "민폐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라는 말로 위안을 주었고
말없이 뒤에서 무리하지 않게 도와주신 고암님,
슬며시 베낭도 가져가신 젬제민님,
중간중간 사진찍어 가뿐 숨을 고를 수 있게 해주신 청산오솔길님.
앞서 가다가도 적당한 곳에서 기다려주신 주몽님과 장미님,
스틱도 선뜻 내주신 하사랑님.
일명 폭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미안함을 어찌 그리도 잘 알고 상쇄해주시는지
산행 내내 힘은 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장농에서 나와 용기내어 오길 잘했다는 마음을 자연스레 갖게 되었습니다.
함께 하는 분들의 그러한 깊은 배려가 있었기에 산행이 끝나고 난 후의 기쁨을 두 배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을 닮은 사람들이어서 그런 걸까요?
인내하고 도와주는 일이 몸에 밴 듯한 고대산 수요산행을 함께 한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수요산행의 감동으로 인해
앞으로 시간이 되는대로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설레임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