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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행 후기

진안 구봉산 겨울 산행기

작성자몽중루|작성시간18.12.18|조회수1,034 목록 댓글 0


       몽중루의 진안 구봉산 겨울 기행


       아침10시가 갓 지난 시각, 진안 주천면의725번 지방도로를 달리는 차창 너머로 용담호(龍潭湖) 귀퉁이 부분들이 몇 차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호수엔 물안개 자욱 피고, 호반의 관목숲에는 밤새 핀 새하얀 상고대 아직 남아 눈을 부시게 한

       다.  새벽을 쫓아 온 3시간의 주마간산에 마치 동화의 나라를 엿본 것 같아 마음 설레인다.  지난 주말 구봉산(九峰山) 가

       는 길, 주천면 용담호를 지나칠 때의 아침 풍경이다. 구봉산은 마이산 운장산과 함께 진안군(鎭安郡)이 자랑하는 명산이

       다.


       주천면 운봉리 양명마을, 구봉산 들머리에 내려서자, 드높은 산마루에 원추형 우뚝한 필봉(筆峰)이 위용을 뽐낸다. 높이

       668m인 구봉산 제1봉이다. 그리고 그 왼편엔 마천봉(摩天峰. 하늘에 닿은 높은 산)이 벌써 눈 모자를 쓰고 한천(寒天)을

       받치고 섰다.  구봉산은 산의 형상이 바로 이름이 된 산으로, 주봉인 천왕봉(天王峰, 1002m)이 마치 연꽃봉오리 같이 고

       만고만한 원추형 암석산 여덟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형국이다.  제1봉을 오르는 급준한 등로는  파카(parka)를 벗어도

       이마의 땀 닦아내기가 바쁘다. 제2, 제3봉을 지나 제4봉에 오른다. 2층 다락 구름정(雲亭)이 날아갈듯 허공에 드높다. 발

       아래에는 지나온 1, 2,3봉이, 주봉을 향한 건너편엔 아래와 달리 5, 6, 7, 8봉이 저마다 봉긋봉긋 키재기를 하고 솟아있다.

       저마다 날엽한 원추형 연화봉(蓮花峰)들이다.  봉마다 위엄 넘치는 송암(松巖) 절벽들은 아름답다 못해 경이롭다.  그 오

       묘한 천공술(天工術)에 경외감 절로 든다.  굳이 옥의 티라면 4봉과 5봉을 잇는 구름다리. 그러나 그것도  그리 실망스럽

       지는 않다.  해발 700여m의 허공에,  첨탑 같은 두 봉우리를 잇는 100m의 사장교는 인공술(人工術)이 빚은 경이다. 천공

       술에 인공술을 더해 빚은 청산의 하늘다리, 좀 역설적이긴 해도 그 나름대로 조화롭고 아름답다.  흔들리는 사장교  난간

       을 잡고 용담호에 드리운 물안개를 보는 것은 가슴 철렁한 또 다른 경이(驚異)다. 건너다 보이는 5 6, 7, 8봉을 가려면 아

       직도 급준한 봉마다 오르고 내려서기를 반복해야 하는데, 제9봉인 천왕봉은 까마득 더 높이서 눈 쌓인 북사면 속살을 드

       러내고 유산자의 용기(勇氣)를 희롱한다.


       산죽(山竹)이 터널을 이룬 돈내미재를 건너서며 구봉산 제9봉이자 정상인 천왕봉을 향해 오른다. 돈내미재는 절골로 하

       산하는 이 산 주능선 안부(鞍部)다. 가파른 산비탈 눈길에 가쁜 숨결 끝 없이 토하며 마침내 해발 1,002m 천왕봉 정상에 

       섰다. 서쪽엔 운장산이 눈높이로 훤하고, 동쪽엔 아침나절 물안개 피우던 용담호가 하늘 담아 더 푸른 빛으로 눈길 시원

       하게 한다.  그리고 더 멀리, 삼도봉(三道峰), 덕유산, 지리산을 잇는 덕후한 백두대간(白頭大幹)이  검은 실루엣으로 아

       슴푸레하다. '청산은 먹으로 그리지 않아도 천추에 아름다운 그림이다(靑山不墨萬古屛)' 라고 했다. 그렇다.  겨울산 특

       유의 이 산그리메가 바로 그 만고병(萬古屛)이다. 무주, 진안,장수의 산 첩첩을 돌아 내린 물길은 흘러 용담호를 이루고, 

       차고 넘친 물길은 다시 북수(北水)로 흘러 간다. 이 물길은 금강(錦江)의 본류다. 산정에 올라 이마의 땀을 닦으며 아름

       다운 금수강산을 굽어보는 기분이 짜랏하다. 가까이 발치엔 또 1,2, 3, 4,- - 7,8봉 구봉산 여덟 형제봉이 해거름 햇살에 

       화사하고, 천왕봉은 이 여덟 봉들을 아우르고 하늘에 닿았다.  구봉산은 이렇듯 보기 더문 진경(珍景)을 펼쳐주며 발길

       다시 가볍게 해준다.     

                                                                                                                                     < 2018, 12, 15. 촬영.>


    - 진안군 주천면 운봉리 양명마을과 구봉산  


 




  - 능선 전망대에서 본 제1봉






    - 제1봉에서 내려다 본 운봉리


   - 제1봉에서 올려다 본 제2봉








   - 제4봉과 구름정 




    - 제4봉과 제5봉을 잇는 하늘다리 / 길이 100m의 사장교다.






    - 제5봉에서 본 제4봉과 구름정


    - 제5봉에서 본 6,7,8봉과 제9봉인 천왕봉 / 우측 멀리 있는 봉은 복두봉임.







    - 제6봉에서 본 제5봉


  - 제7봉


    - 제7봉을 오르는 데크


    - 제7봉 암벽에 붙은 해묵은 바위손




   - 제7봉과 8봉을 잇는 데크



                                       - 7봉과 8봉 사이 협곡



    - 제8봉에서 본 7봉




   - 제8봉에소 본 구봉산 천왕봉


    - 8봉과 9봉 안부인 돈내미재


   - 제9봉 동북사면 등로




  - 구봉산 산정 운장대와 팔봉 갈림길 삼거리






   - 산정에서 본 8봉 연봉들


    - 금강 상류의 다목적 댐인 용담호와 멀리 백두대간 덕유산



    - 운장산과 복두봉






    - 구봉산 남릉


 


    -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 구봉산 낙락장송


   - 구봉산 남릉 바랑재 삼거리


    - 바랑골 하산길


    - 바랑골을 내려서며 본 구봉산 팔봉들


    -  양명마을과 구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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