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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루의 해남 여행,(1) 두륜산 기행
등산과 여행을 자주한다. 산을 오를 때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살피고(遊山看美然), 여행 중에는 곳곳의 문화와 역사를 살펴
익히는(遊旅習史處) 즐거움이 있어서다. 그기에 더해 견문과 건강은 덤으로 얻게되니 더 즐겁다. 지난 주말은 해남 두륜산
을 찾았다.
해남군(海南郡)은 한반도의 땅끝 고을, 서울에서 이곳 두륜산으로 오가는 하룻길은 참 멀다. 5시간을 가서, 5시간 산행 후
또 5시간 돌아오는 여정이라 그렇다. 남도천리길이란 말 실감나게 하는 하루 산행길이다. 12시에 오소재 들머리를 오른다.
마삭줄과 송악 등 덩굴식물이 길섶을 푸르게 덮고, 동백과 후박나무 등 상록 교목들이 터널을 이룬 들머리길은 5시간 노독
(路毒)을 잊게한다. 조붓한 길 40분을 걸어 오심재에 오른다. 산 동쪽 북일면 사람들이 대흥사(大興寺)로 가는 고갯길이다.
노승봉(老僧峰)이 굽어보고 있는 고개에 오심(悟心)이란 재(峙) 이름이 특별하다. 산을 오르려거든 먼저 '마음을 깨닫고
오라' 는 듯하다. 산마루를 향해 합장으로 읍(揖)을 하니 곁눈짓 하던 노승이 씨익 웃어준다. 그렇게 남쪽에 우뚝한 노승봉
을 오른다. 가련봉 두륜봉과 함께 두륜산(頭輪山)의 세 주봉(主峰)을 이루는 높이 685m 암봉이다. 가련봉이 이웃하고 조금
떨어져 두륜봉이, 북쪽 고계봉, 서쪽 도솔봉 연화봉 등 두륜산 8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륜산 이름의 유래는 백두산의 두
(頭)와 중국 곤륜산의 륜(崙)자(字)를 가차해 지었다 전하며 頭崙山으로도 쓴다. 두륜산은 여덟 봉우리가 둥글게 능선으로
이어져 있고 그 한 가운데에 천 오백년 고찰인 대흥사(大興寺)가 자리한다. 산은 절을 품고, 절은 그 중심에서 원형의 산들
을 아우르고 있는 형국이다. 서로가 서로를 품어 근원(根源)을 같이 하는 산사동원(山寺同源)이다.
가련봉(迦蓮峰)에 오른다. 이 산 최고봉인 높이 703m인 기반암 암봉이다. 맑은 날은 이곳 산정에서 장흥 천관산과 영암 월
출산을, 그리고 남해와 서해까지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지만 박무(薄霧)에 초미세먼지까지 더한 날씨가 유산자의 애를 태
운다. 물 한모금으로 아쉬움 달래며 가파른 남릉 만일재에 내려서고, 다시 두륜봉(630m)으로 간다. 두륜산 8봉 중 다섯 번
째 높은 큰 바위산이다. 가련봉과 달리 산정이 넓어 후하다. 이곳에서 보는 가련봉과 노승봉을 겹친 풍경은 두륜산을 대표
하는 진경(珍景)이다. 명산(名山)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다. 까칠하고 험한 바위봉들, 곁에 서면 경이롭고 천만(喘滿)해도
멀리서 바라보면 그저 아름다운 한 폭 그림이 된다. 백운대라 불리는 구름바위 옆에서 하산길 내려다 본다. 가파른 너덜 사
면엔 잔빙(殘氷) 아직 남았는데, 그 아래 산자락은 상록림 푸르다. 남도에서는 흔한 풍경, 그러나 이방인에게는 꿈속에 보
는 풍경 같다. 동백(冬柏) 푸른 숲길에 넋을 놓다가 서산큰스님의 시 한 수를 떠 올린다. "주인은 나그네에게 꿈 이야기 하고
(主人夢說客), 나그네도 주인에게 꿈 이야기 한다(夢客說主人). 지금 꿈 이야기 하는 두 사람 (今說二夢客), 또한 꿈 속의 사
람들이네(亦是夢中人)". 길 가던 스님이 꿈 이야기 하는 두 사람의 끔 이야기를 듣고 지은 삼몽사(三夢詞)다. 진불암의 풍경
(風磬) 소리 숲길에 흩날려 꿈길의 흥을 돋운다.
< 2019, 03, 02. 촬영. >
- 오소재(悟巢峙)/ 해남 삼산면과 북일면 경계에 있는 두륜산 동북릉 고개(약수터 고개)
< 오소재-오신재-노승봉-가련봉-두륜봉-진불암- 대흥사- 장춘계곡- 공원관리사무소 >
- 오소재 들머리 주차장에서 본 노승봉
- 오소재 들머리
- 오심재 / 고계봉과 노승봉 사이 안부에 있는 고개
- 노승봉 남릉 흔들바위 갈림길
- 흔들바위/ '한사람이 밀면 흔들리지만, 천명이 굴리려하면 움직이지 않는다' 는 전설을 가진 바위
- 노승봉 아래 헬기장
- 노승봉 북릉
- 노승봉 북쪽 고계봉과 지나온 오심재와 우측 아래 산행 들머리인 오소재
- 두륜산 세 곳 주봉(主峰) 중, 높이 685m인 노승봉
- 노승봉에서 본 두륜산 주봉인 가련봉과 두륜봉(우)
- 노승봉에서 본 대흥사 / 좌측 능선 높이 솟은 봉우리는 은향로봉.
- 고계봉 조망
- 노승봉과 가련봉 경계의 안부와 가련봉 가는 길
- 두륜산 최고봉 가련봉
- 가련봉에서 본 노승봉과 북쪽 고계봉
- 가련봉 연봉
- 가련봉 동쪽 북일면(흥촌리) 쪽 조망 / 날씨가 맑으면 멀리 강진만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
- 가련봉(우)과 노승봉(좌)
- 가련봉 남동쪽 위봉(533m)
- 가련봉 남릉 만일재와 두륜봉
- 남쪽 두륜봉쪽에서 본 만일재와 가련봉
- 두륜봉 백운대(구름다리) 협곡
- 두륜봉 구름다리(일명 백운대)
- 두륜봉 정상
- 햇빛산악회 한주 산대장
- 두륜봉에서 본 가련봉과 노승봉
- 두륜봉 금강골과 대흥사
- 두륜봉에서 동쪽(북일면) 조망
- 구름다리 옆 대흥사 갈림길 삼거리
- 두륜봉 서쪽 하산로 / 늘푸른 상록림이 눈길을 끈다.
- 두륜봉 아래 너덜지대
- 동백나무 숲
- 대흥사에서 본 두륜산 주삼봉(主三峰) 노승봉 가련봉 두륜봉
- 대흥사 담장가에 핀 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