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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산행 후기

청화산/오항산 기(靑華山/鳥項山)

작성자향촌인향|작성시간18.05.31|조회수136 목록 댓글 0

충북 괴산군 청천면 과 경북 상주시 화북면, 문경시 농암면 경계를 가름하면서 솟아 있는 靑華山(984m)은 조릿대 군락지와 소나무가 많아서 겨울에도 온 산이 푸르게 보인다하여 푸름이 피었다는 의미로 靑華山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대야산에서 남으로 계속 내리뻗은 白頭大幹은 鳥項山(951m)을 거쳐 청화산을 돋아 올리고 눌재에서 잠시 숨을 고루고 다시 밤치와 눌재 사이의 696m의 작은 암봉을 세우고 남서쪽에 속리산에 이어져 文藏臺(1029m)와 마주보며 이웃하고 있다 또 북으로 조항산과는 가까운 거리에 이어져 있어서 두 산을 함께 산행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산등성이는 마치 도끼날처럼 폭이 좁아 산행동안 사방에 펼쳐진 山勢와 風景을 바라보기에 좋다 바위지대는 톱날처럼 날카로워 주의해야한다 길은 바윗길과 부엽토에 낙엽이 폭신하게 깔린 길이 번갈라 이어져 발에 피로를 덜어주고 약1km에 달라는 암벽구간은 부담없는 손맛을 느끼게 해 준다 주변의 산세가 장대하고 준수하여 전망 또한 아름답다. 의상저수지로 하산을 했다.  

산행코스 / 늘재-재단터-청화산-갓바위재-조항산-고모치(갈림길)-의상저수지-옥양교 (산행거리13km.)

  



산신령은 백호를 타고 출타 중인가 보다. 텅 빈 성황당 건물만 덩그렁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화산 정상까지 2.2km 들머리에서부터 정상까지 그대로 오름길이다.



죽은 나뭇가지가 춤사위를 멋지게 보여준다. 모든 춤사위는 나뭇가지에서 비롯된 듯하다. 



바윗돌들이 멋대로 자리하고 있다. 그래도 인위적으로 쌓은 돌계단보다 멋이 있다.



세월은 바위도 감당 못하고 갈라지고 부서지고 이끼에 시달리며 살점을 뜯기고 있다.



몇 백m나 올랐을까? 능선 한 곳에 "靖國祈願壇"이라는 비를 세운 기원처가 보인다. 白衣民族民族中興聖地 三巴水 不先基壇 白頭大幹 中元地 이런 글이 새겨져 있는 것 같다 사진상으로 읽으려니 글자가 너무 작다. 저 분위기에 노랫말이 한 구절 떠오른다 '우리는 백의민족 단군의 자손' 그 너머로 속리산의 장대한 능선이 아름답다.



참나무 숲을 이룬 능선의 오솔길 부드러운 초록의 이파리 느낌도 기분도 날아갈듯 상큼하다. 



우아한 참철쭉의 모습이 지체 높은 귀부인 같다. 



아무리 내가 바위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렇지 네가 길이라고 엎드려 있으니 어이가 없다.



옆을 돌아보니 나뭇가지를 액자 삼아 담겨있는 저 바위 좀 봐라! 희번덕이며 눈을 흘긴다 나도 너를 타고 싶지만 내 갈 방향이 아닌 것을 낸들 어쩌리..



뾰족하게 솟은 것이 아니라 도끼날모양의 바위로 된 능선의 형태이다.



능선을 타고 오르다가 뒤돌아보니 너울너울 산들이 춤을 춘다.



산행에서 이정표는 생고생을 면하는 처방전이다.



청화산에서 조항산으로 가는 곳에는 철쭉 중에서도 참신하고 크고 아름다운 참철쭉이 군락을 이룬 곳도 많아 제철에 오면 볼만하겠다. 



나 여기 있어요! 尖塔처럼 생긴 녀석이 불쑥 앞을 가로 막는다. 허참! 어떻게 알았지! 내가 지 녀석 좋아하는 걸..



숨도 차지 않는 거리에 청화산 정상이라고? 온통 주변이 녹색인데 내 좋아하는 코발트 색깔의 글씨가 정겹다. 



청화산에서 조항산을 거치지 않고 의상저수지로 하산하는 갈림길이다. 여기서 좌측으로 꺾어 가는 길이 조항산으로 가는 백두대간이다.




길이 따로 없다 바위가 길이다.



잘 모르지만 털진달래가 아닌가 싶다 제천 단양 괴산의 산에서 많이 보인다.



본디 산 자체가 돌산이지만 성질이 잘 부서지는 돌이다 철분이나 석회가 섞여 있어서 비가 내리면 빗물에 함유된 염기성 빗물이 스며들어 돌에 함유된 광물질이 녹이 쓸고 와해되어 오랜 세월에 걸쳐 할석이 되고 모래가 된다 갈라진 돌 틈새로 바람에 풀씨가 옮겨지고 짐승의 배설물에서 나무씨앗이 옮겨져 나무가 자라고 풀이 자라니 이렇게 나무와 풀이 우거지고 낙엽이 떨어져 부식되어 모래와 섞여 양질의 부엽토가 쌓여 이렇게 폭신하고 아름다운 오솔길도 생긴다.


 

잎이 떨어졌을 때 나뭇가지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두 나무가 고고를 추는가! 림보를 추는가!



하늘이 아름다울 때 그 아래 펼처진 산 또한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한줄기 푸른 강물이 하늘을 가르며 흐른다.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의 마음이요 돌의 표면은 그 돌의 성분이다.



이 바윗길이 흙길이었다면 수많은 발길에 상처가 깊어 산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으려니 생각할 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싶다 올라서려는 능선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의 흰 바탕에 파란 문양이 더없이 아름답다.

 


나는 지금 바위능선을 가고 있다. 바위를 내려와 돌아보니 휘고 비튼 몸매도 아름다운 소나무가 아픈가 보다 이파리를 잃고 시들어간다 그 자리에는 네가 있어야 하는데 너를 보는 내가 숙연하다. 

 


아차! 하면 그만이다. '돌 굴러가유'가 아니라 사람 굴러가유가 된다.



바야흐르 연록의 물결이 짙게 물들어가는 시절이다



능선에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 옆 계곡아래 보이는 것이 의상저수지가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 풍경이다.




청순한 꽃이여 아름다운 모습이여 내 어찌 너를 외면할 수 있겠니 이렇게 라도 너를 가까이 두고 보고 싶구나!



계곡을 끼고 바로 의상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리 가면 힘 안 들고 빠르겠지만 그럼 기다리고 있을 조항산을 어떡하고 그냥 눈을 감고 조항산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눈송이처럼 희구나! 녹색에 물든 내 눈 좀 하얗게 씻어 다오.



이제 다시 바윗길이다. 어려서 임이 뭔지도 모르면서 즐겨 부르던 '바우고개'가 흥얼거려진다.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 임이 그리워 눈물 납니다. 고개 위에 숨어서 기다리던 임 그리워 그리워 눈물 납니다.

바위고개 핀 꽃 진달래꽃을 우리임이 즐겨즐겨 꺾어 주던 꽃 임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 임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

  


오밀조밀 걸어가는 등선길 재미 있지만 고개 돌려 바라보는 풍경은 아름다워라



참철쭉나무도 많다. 좀 더 일찍 왔으면 회색 바위와 분홍색 꽃이 아름답게 어울렸으리..



바위봉우리를 넘어서면 또 낙엽이 뒹굴고 있다. 내가 구르몽도 아닌데 낙엽이 보챈다.


'시몬 나뭇잎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의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모양은 쓸쓸하다.



바위야! 수억 년 세월에 얼굴은 회색이 되었고 검버섯도 돋았구나! 수십 년을 살아온 나도 그렇다 마음마저 순수에 얼룩이 졌다 넌 어떠냐?

  


바위가 푸른 옷으로 몸을 가리고 부드러운 곡선과 유순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다.


 

거무죽한 바위에 잡목이나 떡갈잎 참나무는 아무리 보아도 어울리지 않는다.



이렇게 험한 얼굴을 한 바위는 보기와 다르게 씀씀이가 선하다 각지고 패인 홈을 붙잡고 밟고 쉽게 안전하게 오르도록 몸을 내준다.



내가 오를 바위봉우리의 모습이다. 그런데 누군가 보인다. 나같이 홀로 자연을 벗 삼아 찾는 사람인가?



잠시 후 다시 보니 두 사람이다. 보기에 멋있어 줌으로 당겨 담아봤다. 스포츠잡지의 화보 같지 않은가?



충북 괴산의 산들을 산행한 후 드는 느낌은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윗길과 낙엽 깔린 폭신한 길이 번갈아 반복되어 발의 피로를 덜어주고 탁 트인 전망과 계곡의 맑은 물과 신비한 沼, 즐거움을 주는 바위의 형상이 조화를 이루어 눈이 호강을 한다는 것이다. 

 


바위에 두 얼굴이 있다. 정다운 할미와 할아비의 큼직한 얼굴 형상이다. 찾아보시길..

  


양 옆 앞에 바위를 두고 먼 산에 능선의 산너울을 보며 앞 산의 산주름, 계곡의 무성한 숲을 모아 담은 풍경이다. 



가운데 바위와 멋진 소나무를 중점으로 대각의 능선을 담은 풍경이다. 파장처럼 뻗은 희미한 먼 능선도 감미롭다.  



암벽너머 희미한 산세가 다른 세상처럼 아련하다.



난 알지! 네가 아무리 조신하게 여인처럼 차려 입었어도 나는 안 속아 넘어가지 네가 온통 울퉁불퉁한 근육과 뼈대를 하고 있는 심술쟁이 머슴이라는 것을 여차하면 나를 골탕 먹이려고 벼른다는 것을.. ^^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 풍경이다 먼 거리의 산줄기는 속리산 줄기이다.



저 암벽을 넘기 위해 사진기를 배낭에 넣고 네 발로 바위를 타고 오르고 내려왔다.

 


바위는 표면이 거칠수록 타고 넘기 좋다 이 바위처럼 손으로 홈을 잡고 턱진 곳을 디디고 내려오기가 수월하다.


 

철쭉이 늦게 핀 까닭에 부끄러워 나무 뒤에 숨었는데 바위가 눈치 채고 얼굴만 삐죽 내밀고 훔쳐본다. 

조선 말 화가 신윤복의 그림 "端午風情"에서 한여름 계곡에서 목욕하는 여인들을 바위 뒤에 숨어서 몰래 훔쳐보는 젊은 僧처럼..

 


참나무 같은데 마치 뱀의 형상을 보는 듯하다. 어찌 저리 妙할까!



길은 척박하지만 발바닥은 지압이 되어 시원하다며 즐거워하네.


 

석영질의 반질한 바위에는 풀도 못 살아 그대로 길이 되었다.



숲을 벗어나니 앞뒤가 확 트였다 돌아보니 넘어온 바위가 새삼 아쉽고 그 너머에 또한 그리움 아스라한 속리산 줄기..




《조항산/鳥項山》


바위지대를 마지막으로 도달한 鳥項山, 새의 목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겠다. 바위들은 특별히 광물이 많이 함유된 것도 아니고 석재로도 활용할 수 없는 것으로 그대로 그 자리에 있어야 보기좋은 돌이다.



이제부터는 하산길이다. 그 형태는 어떤 얼굴일까?



하산길로 들어서기 전에 바라본 대아산과 희양산으로 이어지는 산세의 위용이다.



앞 산 우측 능선의 산세를 바라본 풍경이다.  



펼쳐진 산줄기의 능선마다 흰 바위봉우리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시선을 끈다. 대부분 다녀온 산들이건만 떨어져 바라보니 모두 새롭지 않은 것이 없다   





우측의 암벽이 범상치 않아 줌으로 당겨보니 정선의 그림을 보는 느낌이다. 바위를 쇄찰(刷擦)의 중묵법(重墨法)으로 장쾌하게 쓸어내리듯 표현한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의 한 면을 보는 듯하다. 정선은 중국의 남종화풍(南宗畵風)을 토대로 조선 산천을 담은 진경산수(眞景山水)의 전형을 확립하여 한국적 필법을 탄생시킨 화가이다,



갈림길이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오늘 나의 산행종착지인 의상저수지로 가는 길이다. 바로 직진하면 고모치를 거쳐 大耶山으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는 가파른 경사의 비탈길이다.



바위가 무르다 보니 쪼개지고 부서져 흙이 되고 수목이 자라면서 낙엽이 지고 양분이 되고 부식토가 쌓이니 더욱 나무들이 무성할 수밖에 없겠다. 그래서 일까! 이 대간길은 바윗길과 낙엽길이 반반이 아닌가 싶다.



바위산이건만 흙산에 버금가게 나무가 무성하다. 흙 못지않게 바위에 물이 배어 있을 만큼 틈이 많고 바위성분이 무르다는 증거겠다



바위 표면에 담긴 세월의 흔적의 그 무게를 저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색깔과 형태로 보아 석회암인가보다 이리저리 갈라지고 쪼개지고 부서져 내리고 있다.



이 바윗돌들도 오랜 세월동안 스며든 빗물에 바위에 섞인 광물의 부식과 쪼개지는 성질로 갈라지고 떨어져 흩어진 조각들이다. 찰깍! 바위만 보면 절로 사진기 렌즈가 열리는가 보다



바위와 잡목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잡목이 없었다면 바위와 소나무가 더욱 조화를 이뤄 더욱 멋졌을 것이다.



이렇게 활엽수가 쌓여 썩어 부엽토를 만들고 그 위에 또 낙엽이 쌓여 폭신하기가 어려서 형제들과 뒹굴던 목화솜이불을 밟고 가는 느낌이다.

아, 가을도 아닌데 낙엽을 보니 또 구르몽의 낙엽이 생각난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속삭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소리와 여자의 옷자락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조항산 정상으로부터 2.9km가 되는 지점이다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름은 모르지만 그냥 지니칠 수가 없다. 꽃이니까!



키 큰 소나무들이 무리 진 곳에 키 작은 잡목도 숲을 이루며 공생하고 있다. 본래 소나무 숲에서는 잡목이 잘 살지를 못한다. 소나무가 뿜어내는 강한 기운과 떨어진 솔잎의 성분 때문이다. 소나무들이 키가 크고 능선이다 보니 바람소통이 잘 되어 그런가 싶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서부터는 능선 측면의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드디어 종착지 의상저수지 상류가 보인다.



우리 들꽃이 아닌 서양 품종의 흰 꽃이 의상저수지 주변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의상저수지의 모습을 몇 장 올려 기념한다. 산에서 내려와 제방을 향해 담은 풍경이다.



저수지 남쪽 산이 물에 비친 음영을 담은 풍경이다.


저수지 옆 도로의 모습으로 흰 꽃들이 줄지어 배웅을 한다.


제방에서 저수지 안쪽 방향을 담은 풍경이다.


2018년5월22일.(화)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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