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먹은 저녁은
심영희
6월 5일 운전 중 신호대기에 서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전영순 수필가 전화다. 운전 중이니 10분 후에 내가 전화를 하겠다고 하고 끊었다. 10분 후 차를 세우고 전화를 했더니 시간 되느냐며 저녁을 먹자고 한다. 김백신 수필가가 머리를 하러 왔는데 끝나고 저녁을 먹자고 6시까지 오라고 한다.
집에 잠시 들렸다 되돌아나와 출발했으나 퇴근 시간과 맞물려 10분 걸리는 거리를 20분 걸려 도착했다. 미장원에 들어서니 후배 수필가가 "선배님 그런데 딸이 온다고 연락이 왔는데 두 분이 저녁을 드셔요" 한다. 참 저녁을 먹어야 하나 그냥 와야하나 하는데 후배가 "딸이 7시 20분에 도착이라니 먹고 빨리 가면 되겠어요" 한다. 급한 일도 아닌데 저녁을 다음에 먹어도 되는데 벌써 3인분을 옆집 식당에다 주문을 해 놓았다니 먹는 게 맞다.
전영순 미장원 주인도 시인이며, 수필가인데 내가 춘천여성문학회 회장을 할 때 재미있게 잘 다녔다며 미장원에 가면 회장님 회장님 하며 반가워한다. 후배 김백신 수필가와 함께 미장원을 옮겨 같은 미장원에 다니는데 지난 5월 10일 저녁 고향 선배인 이영춘 시인님과 저녁을 먹을 일이 있어 김백신, 전영순 수필가도 함께 먹자고 초대했었는데, 저녁을 공짜로 먹게 되어 차만 내가 샀는데 그때 밥을 먹었다고 오늘 전영순 수필가가 저녁을 산다고 시동을 걸었는데 이상하게 돌아갔다.
그래도 셋이서 급하게 저녁을 먹고 후배는 먼저 가고, 나도 집에 오려는데 자꾸 머리 끝을 잘라준다는 것이다. 다음에 염색하러 오겠다고 해도 급하게 서둘러 미안하다며 자꾸 권한다. 안 잘라도 될 머리 끝을 자르고 집에 오는 내 마음도 급하다. 주차 자리가 없을까 걱정인 것이다. 다행히 두세 곳 세울 자리가 있다. 저녁 늦게 집에 오면 주차할 자리가 없어 불편하기 때문이다.
석사동에 위치한 식당 '진수성찬'에서 생선구이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윤기 흐르는 돌솥밥이 일품이었습니다.
아침에 집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로젠 택배에서 문자가 왔다. 다른 때는 현관 앞에 놓아달라는 답을 보내는데 나가는데 급해 문자를 보지 않았다. 딸이 택배를 보냈다고 했으니 그 택배로 알고 내 할 일을 다하고 엘리베이터 9층에 내리니 "양구사과" 박스가 놓여있다. 주문한 적이 없는데 하고 이리저리 살펴보니 과수원 주인 우효순 이름이 붙어있다.
우효순 수필가가 사과를 보내고 카톡도 보냈는데 바빠서 몇 시간 후에 보게 된 것이다. 사과를 누가 보냈나 궁금해 물어보려고 카톡을 열고 보니 우효순 수필가 카톡이 13시 57분에 와 있는 것이다. 내용인즉 지난해 수확한 사과를 모두 판매하고 저장고 정리를 하다 선생님 생각이 나서 귀염둥이 보내드린다며 더운 날씨니 냉장고에 넣고 드시라는 자세한 안내도 있다.
서울에서 활동하다 양구로 귀농해 사과 농장을 운영하는 우효순 수필가는 수필가로 맺은 인연으로 지난해 내 여덟 번째 저서 수필집 '빈 의자'를 보냈더니 그때도 선물로 선물용 사과 1박스를 보내 주어 맛있게 먹었다. 젊은 수필가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 춘천에 오면 꼭 전화하라고 내가 밥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문인들과 우리 딸네 매장 "명륜진사갈비 후평점"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고 하기에 내가 꼭 한번 진사갈비에서 점심 사줄 테니 다른 사람과 같이 춘천에 와도 꼭 연락하라고 했다.
펀치볼 사과농원 주인 우효순 수필가가 보내준 양구 사과입니다. 선물용 포장이 아닌 가정용 포장입니다. 가정용은 크기가 조금 작지만 사과맛은 선물용과 똑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