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재미있는 시간 보내다
심영희
어제는 두 동생과 점심을 먹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막냇동생이 소화가 잘 안 되어 점심을 못 먹는다고 하여 큰 동생과 둘이 만났다. 식당 '황태구이'에서 황태구이와 더덕구이를 시켜 나누어 먹고 카페는 멀리 갈까 하다가 가까운 온의동에 있는 이디야커피로 가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씩을 시켜 마시며 7월에 서울에서 있을 남동생 아들 결혼식에 갈 이야기며, 8월에 있을 우리 남매와 조카들 '가족모임' 이야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동생을 집 앞에 내려주고 우리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는데 그제사 생각이 떠오른다. 동생과 헤어지면 미장원에 가서 파마를 하고 올 계획이었는데 까맣게 잊고 그냥 집으로 온 것이다. 미장원은 동생네 아파트에서 우측으로 가야 하는데 좌회전을 해서 집으로 왔으니 버스정유장 5곳을 되돌아갔으니 결국 열 정류장을 더 돌아간 것이다. 집 마당에서 미장원에 전화를 했더니 바로 오면 된다고 하여 미장원으로 갔는데 마침 손님 한 명이 머리를 하고 있어 곧바로 파마를 할 수 있었다.
얼마나 정성들여 머리 손질을 해주는지 저녁 7시에 집에 도착했다. 기분이 좋은 것은 머리 손질도 잘 되었지만 아까 주차하려던 자리가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여름에는 앞 동 뒤쪽에 주차해야 오늘 오후까지 응달이기 때문이다.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라 지하주차장이 없는 게 큰 단점이다.
동생은 언니 만난다고 조그마한 미역 한 봉과 병아리콩 한 봉을 가지고 왔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오이지와 마늘과 마늘종으로 장아찌 만든 것을 가지고 갔다. 한집에서 부대끼며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어른이 되어서는 춘천으로 시집와서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으니 그래도 자주 만날 수 있다. 고향에서 조합장집 딸들로 불리던 우리는 다섯 자매였는데 벌써 큰언니와 작은 언니가 돌아가셔서 세 자매만 남았는데, 셋째 딸인 내가 오래 살아야 한다는데 오래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언니가 장수해야 동생들도 장수할 수 있다고 하는 동생들 말을 들으며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지만 죽고 사는 것은 누구도 모르는 알이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딸이 점심을 먹지말고 있으라고 하더니 점심때 집에 와 냉면을 만들어 주고 딸은 짜장면은 만들어 점심을 먹고 차 한 잔 마시고는 손자가 학교 공부하러 간다는데 오늘은 엄마차를 운전하고 학교에 간다 한다며 1시 20분에 집으로 갔다. 나는 요즈음 그리던 민화 모란꽃에 씨를 박아 완성을 시켰다. 두 장을 함께 그렸는데 한 장만 완성했으니 내일까지 그려야 마주 완성될 것이다.
사람 마음이 요사스러워 오래전부터 이 그림을 그릴까 하다가 마음에 안들어 안 그렸는데 요즈음 그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다. 언젠가는 또 개인전을 할까 해서 다른 사람이 많이 안 그리는 그림을 선택해 그리려는 의도다. 오늘 완성한 호랑이 꽃 그림은 책에 있는 도안인데도 실제로 그리는 사람은 별로 없는지 도록에서 볼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