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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만난 곽영희 할머니 - 곽영희 할머니의 봄이야기(정리 : 김지호)

작성자산골|작성시간12.05.03|조회수33 목록 댓글 0

4월의인물-곽영희할머니        

     

곽영희할머니께 듣는 봄이야기

곽영희 할머니께서는 올해 80세이시다. 4월의 인물은 곽영희 할머니로 정했다. 할머니께서는 우리가 가자 마을 역사책 면담 갔을 때 사탕을 주셨는데 선율이가 파란 사탕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그때 못줘서 마음에 걸렸는데 다행히 지금 있다고 하시며 사탕을 주셨다. 우리는 봄에 관한 얘기도 듣고 노래도 듣고 나물 캐는 것도 배웠다.


봄에는 무슨 일 하세요?

곽영희님 : 나? 밭 매지

밭 매고 뭐~ 심어요?

- 밭 매고서 니들이 다 아나~? 요새는 심는 거 없지. 음~ 요새는 밭 매고 쪼끔씩 콩 심고 그다미 깻 모 갖다 깨 심고. 고다미 팥 심고. 그런데 고라니가 안냄겨~

봄에 하시는 또 따른 일은 없으세요?


- 못자리 하고~ 못자리 해서 모 심고. 모 심으면 약주고 두렁 깎고. 그렇게 여름 가면 인저 가을에 인저 비고. 그런 거지 뭐~ 그전에 내가 두렁 깎고 했는디 인저는 아들이 베고 나가 안벼. 그전에는 내가 많이 했지~ 지끔까지도 피 살이도 많이 허고. 이젠 내가 힘이 들어. 나 어제 장에 갔다 왔어. 어제 장이 가서 혼잎 한 4, 5 만원 받았어.

혼잎이 뭐예요?

- 혼잎이라는 것은 요새 최고 먼저 나지.

혼잎은 나무에서 나는 거예요?

- 밭같은 데서.

근데 그걸 얼마나 하셨길래 4만원이나 파셨어요?

- 가져 간 거 다 팔았지

또 봄에 나오는 나물이 뭐예요?

- 혼잎이라는 거 요새 나오고 으름순. 방금 뜯어가지고 왔어. 그다음에 인제 빕세. 쪽쪽 삐벼서 나오는거 있어. 빕세같이 생겼으면서도 또 아닌 게 있어. 그거 모르고서 뜯어 먹으면은 사람이 미친다는 거여. 그래서 나물 이름을 잘 알고 뜯어야지. 나물도 그렇고 버섯도 그렇고 우리 같은 사람은 어려서부터 봐서 잘 알지. 미나리는 요새 뜯어다가 팔고 또 저 멱치, 개금치도 있고 그냥 치도 있고 그냥 치는 요즘 산에 그냥 나지.

치가 다 취나물 종류예요?

- 미역취, 개금치, 취나물 세가지가 취나물이야. 돗나물도 있고, 저기 있지? 민들레도 나물이지.

봄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나 사연 같은 거 있으면 얘기해주세요.

- 뭐 꽃 피는 게 재미있는 거지.

봄이 왔네~ 봄이,

봄 좋지~

높은 산에는 눈날리고  얕은 산에는 재날리고

낙수 장마 비 퍼붓고  대천 바다에 물 넘치듯

우리 집에 오신 손님  무엇으로 대접하랴~ *

(웃으시며)아이고 우리집엔 아무것도 대접할 게 없네~

산이 높어야 골도나 깊고요 골이 깊어야 산이 높지~

 

아이고 나오지도 않네.

쪼꼬만 여자 마음이 깊으면 얼마나 깊고

넓부면 얼마나 넓으랴~

아이 노래 모뎌~

벼틀을 노세~ 벼틀을 놓아. 영난강에다 벼틀을 놓고 ·

볕을 다리는 네다리오~ 요내 다리는 삼형제라,

모두 합쳐 일곱다린데 앞 다릴랑은 얹혀놓고

뒷 다릴랑은 얕혀놓고 눙칠이는 독신이오

잉아때는 삼형제라~

잉아때는 뭔가하면 인제 베틀을 놓고서 이렇키 이렇키 하면 이렇게 새 조서지는 잉아때여~

~배짜는 아가씨 사랑으로 볕으로 솜씨 만지노나

밤에 짜이면은 월강단이요 낮에 짜이면은 일광단이라

일광단 월강단 다 짜놓고~

아이고 이거 내가 잘 하던 노랜데

~다 짜놓고 정든님이 ~

다 잊어 먹었네

정든 님의 와이 셔스를 기워 놓고~

노래를 잘해서 옛날엔 서울까지 소문났데~ 그런데 내가 노래 가락을 잘 했는데 인젠 잘 안 나와. 지끔은 이렇지. 정신은 좋은데 내 노래가 박자가 안 맞어. 박자 맞아야지. 근디 노래 가락은 맞지~ 노래 가락은 맞는디~ 내가 모르는 노래가 없었는디 인저 많이 잊어 버렸어~ 이 곽가가 노래를 잘 해여~ ‘예산 곽가’들은 장구치고 노래하면 뭐 우리는 따라 가지도 못했어~ 나 왜 노래를 하느냐면 혹시 치매가 안 걸릴까봐 더러 하는 거지. 나이 80이면은 노래가 잘 안 나오지.

봄과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 해 주세요.

- 나는 그냥 봄이 재미있어. 꽃피는 봄이니께 애들 빨래 이쁘게 해놓고 바느질해서 농에다 다 정리하고 애들 곱게 입히고 그게 취미였어.

봄에 있었던 일 또 없어요? 친구들하고 나물 캐러간 이야기나 그런 거 해주세요.

- 나물캐러 누가 갔간? 처녀 때도 나물 안 뜯었어· 시집 와서 나물 뜯었지. 난 나물 별로 안 뜯는 사람이여~ 그런디 혼잎은 좀 뜯기가 쉽더라고.

봄 하면 무슨 생각이 나세요?

- 봄이면 꽃 피고 새가 울고 잎이 피고 저기 잎이 폈잖아~

꽃이 피고 잎이 피고~

한거지. 

임진강 나루터에 뺑이 치는 아해야~

오늘도 삼팔선에서 포수병이 서 있더냐~

이남도 내땅이오 이북도 내 나란데 삼팔이~

아이~ 목안이 들어가.

삼팔이 웬 말이냐~

내가 왜 이런 노래를 하냐면 우리 이모가 평안남도 가서 그냥 죽었어. 그래서 아들은 한국으로 나가서 높은 사람으로 있다는데 못 만나봤어. 그래서 이런 노래가 자꾸 나와.

임진강 나루터에 오늘도 삼팔선에서 포수병이 서 있더냐~

나 목소리는 좋은 사람이여~

근데 왜 끝가지 안 하세요?

- 일절만 하는 거지~ 일절.

근데 이런 노래는 다 누구한테 배우셨어요?

- 아~ 귀로 듣고 배웠지 뭘~ 그전에는 우리 동네도 지금처럼 안 살았어~ 노래도 많이 하고 일하면서도 노래하고. 내가 17에 시집 왔는데 노래 들으면 귀로 다 배우는 거지. 일하며 들으면 1절 같은 건 배우지. 책도 봐서 신 소설은 한번 보고 두 번보고 사람들한테 얘기까지 했어~ 나 그런디 내가 핵교를 못 댕겼지. 그래두 한 번 들으면 다 기억하구 그랬어~ 아 이제 그만혀~ 나물 뜯으러 가야지~

저희도 갈래요. 가서 배울래요.

      

      

- 배우긴 뭘 배워~? 위험혀~

괜찮아요? 같이 가도 되죠?

- 그럼 그려 허허허.

                          (사진, 정리 -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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