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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작성자숲속|작성시간24.02.15|조회수83 목록 댓글 0

김승섭 교수...이 사람의 연구와 저작은 귀하다.

그가 꾸준히 보여주는 사회 취약계층 약자들에 대한 정책과 복지 이야기, 그걸 학문적 이론을 바탕으로 풀어내되 현장 조사와 탐구를 통해 살아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활동들이 감동적이다. 

 

<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는 2020년부터 2022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을 취약계층의 시좌(사물을 보는 자리)에서 분석하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웹툰 <송곳>의 명대사...<선 자리가 바뀌면 풍경이 바뀐다>. 이말을 기준으로 그는 '시좌'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우리가 어느 자리에서 사물을 볼 것인가에 따라 사회의 풍경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주민, 장애인, 비정규 노동자, 아동, 여성 등의 취약계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인종차별, 비장애 중심주의, 비정규직 차별, 연령차별, 가부장제의 역사 위에서 살아왔으며 그 열악하고 위험한 삶의 조건은 코로나 팬데믹을 만나 재생산되고 증폭되었다. 팬데믹은 재난상황이 늘 그렇듯 인간의 이기심과 집단주의, 소수자 차별이라는 원시적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경험이 되었다. 재난 영화처럼 극단적으로 도시가 황폐화되는 것은 아니나(몇 몇 지역에서는 경우에 따라 실제 그런 일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보호막은 전무하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가짜 소문, 유언비어, 공포감 조성, 특정 집단 여론몰이 등 나타날 수 있는 온갖 일들이 (겉으로는 점잖게) 폭력적으로 가시화되었다. 

 

앞으로 이런 팬데믹이 일상화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상상 아래,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사회를 돌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그런 과제와 질문들을 던져주는 김승섭 교수와 제자들의 이런 연구가 소중하다. 

 

제게 공부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언어였습니다. 타인의 고통은 타인의 것입니다.
우리는 손톱 밑에 찔린 가시로 아파하는 옆 사람의 고통을 알지 못하지요.

특히 부조리한 사회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은 종종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숨죽이며 아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당사자의 몸에 갇히지 않고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그 고통에 응답해야 합니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 살아있기를 포기하는가...바로 '희망의 부재'다. 그러므로 "한 인간이 이상을 좆아 떨쳐 일어날 때마다, 다른 이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행동할 때마다, 불의에 맞서 싸울 때마다, 희망의 작은 물결 ripple of hope 이 세상에 보내진다. 그렇게 쌓인 물결들은 억압과 차별이라는 가장 강력한 장벽조차 무너뜨리는 파도를 만들어낸다." -로버트 케네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읽고 나는 많이 반성했다. 그동안 희망이 없어, 더 이상은 안돼....라는 말을 반복해왔던 나의 무기력과 무능을 질타하며 새롭게 일어서기를 꿈꾸게 되었다. 희망이란 에너지고 의지라고 그는 말했다. 내가 열심히 해봤는데도 세상이 바뀌지 않고 희망이 없는 것 같을 때면 "희망이 없어"가 아니라  "나는 지쳤어"라고 말하는 게 정확하다고. 그래야 이다음에 아직 에너지가 남아 있는 이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또다른 싸움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역사는 이어달리기처럼 연결된다는 김승섭 교수의 말에 나는 날카로운 충격을 받는다. 

 

내 희망없음의 언어가 주변에 미쳤을 상실감과 무기력함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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