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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회 소식

지심도의 수선화

작성자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작성시간12.09.05|조회수20 목록 댓글 0

 

지심도의 수선화
서영선             전국희생자 유족회상임고문 시인
순백의 영혼들이 스러져간 그날
오늘 지심도 앞 바다에 수선화로 피어 났습니다
흰빛으로 피어나 우리에게 왔습니다
소리도 없이 소문도 없이 죄명도 없이 가시었던 님들
진실과 화해의 이름으로 찾아왔으나
허공을 맴도는 영혼의  속 울음
종이 한장 차이로 이름이 갈렸던 시절
3등국민으로 살아온 유족들 힘겨웠던 고난 견디어온 유족들
이런 슬픔도 모른채 봄에는 산천이 움트고 뜨거운 태양은 한을 태웁니다
진실을 가슴에 묻어 두었던 60여년 성상
심장은 무너지고 영혼은 녹아내려 강산은 6번 변했지만
그대들 위로할 어떤 표적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애국자로 만들겠다고 말해놓고 야만의 행동만 일삼았던 악당들
죽은 사람은 헤아릴수없는데 죽인 사람은 없습니다
먼바다 지심도 파도치는 울음소리 떨리는 긴 여운 가슴 속으로 밀려오고
그러나 오늘도 검은 물결은 흘러 갑니다
무덤하나 남기지 못하고 떠나던 날 사랑하는 아들  딸 이름 한번 못 부르고
무보님께 효도 한번 못하고 그 한을 어이 새기리
들꽃처럼 순수 했던 흰옷의 사람들 시커먼 물결속에 이름을 묻고
인생을 저당 잡히고 삐둘어진 이념의 탈쓴 자들이 야만의 행동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나요
불러도 불러도 돌아오지 못할 육친들 토하고 몸부림 쳐도 골수에 박힌 슬픔
이땅에 남아 있는 자녀들 술 한잔 드리오니
흠향하옵시고 극락왕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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