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거짓 종합보고서’를 즉각 폐기하고
이영조 진실화해위원장은 퇴진하라!
모두가 우려하던 문제가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오는 12월 31일로 활동을 종료하는 진실화해위원회가 밀실에서 거짓 종합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이를 위원회 종료시점에 배포함으로써 유족들과 관련단체들의 항의를 피해가려고 기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출범 당시부터 졸속, 부실조사로 질타를 받아왔던 위원회이기에 그 종합보고서가 졸속, 부실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견되어온 바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하에서 이영조 위원장은 5.18민중항쟁을 “민중반란”으로, 제주4·3사건을 “공산주의자들이 주도한 폭동”이라 망언을 하더니 임기가 막판에 다다르자 포항 미군폭격사건과 경남 미군폭격사건 등 전원위원회에서 이미 진실규명한 사건을 단독으로 뒤엎는 한편 문제를 제기하는 직원을 면직시키는 등 노골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위원회의 지난 5년 활동을 정리하는 종합보고서를 당사자인 유족들과 관련자들, 심지어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조차 숨긴 채 밀실에서 작성하여 배포하기에 이르렀다.
위원회 종료 4일을 앞둔 이 시각에도 우리 유족들은 위원회로부터 종합보고서에 관한 그 어떤 공지도 받은 바 없다.
비공식으로 회람되고 있는 종합보고서는 그 내용이 부실할 뿐만 아니라 학살을 정당화하여 학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하 이영조 위원장 식의 왜곡의 결정판이다.
위원회는 종합보고서를 통해 한국전쟁전후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들을 “좌익세력”, “좌익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 “빨치산 활동을 한 사람”, “빨치산 활동지역에 살고 있던 주민들” 등이라 밝히고 있으며 “좌익과 무관한, 빨치산 활동과 무관한”등으로 밝히면서 무고함 또한 “좌익, 빨치산”과의 관련 선상에서 해석했다.
이는 과거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 등 학살 가해주체의 최상부가 국가권력을 장악, 유지하기 위해 100만 명이나 되는 민간인들을 학살하면서 갖다 붙인 지긋지긋한 이념의 올가미, 그 ‘좌익’, ‘좌익척결’과 동일한 논리, 동일한 주장이다.
학살당한 이들이 당시에 어떤 처지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주장했는지를 실질적으로 조사하고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이 그들을 ‘왜 죽였는지’ 철저히 밝혀내서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를 회복시켜야 할 당사자인 위원회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가운데 학살자들의 구역질나는 그 이념의 올가미로 다시 죽은 자들을 좌익으로 옭아매어 학살자들의 반인륜, 반도덕적 행위를 은폐한 종합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학살당한 영령들과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학살당한 100만 영령의 저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죽은 사람이라고 하여 그 삶과 죽음을 이렇게까지 왜곡해도 된단 말인가!
국가가 우리의 부모, 형제, 자매를 ‘왜 죽였는지’를 밝혀야 최소한의 과거사 정리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이 침통하고 애통한 순간에 위원회는 거짓 종합보고서를 뿌리고 활동을 종료한다.
국가기구를 통한 과거사 정리가 이렇게 시작도 못한 채 위원회에 의해 왜곡되어 끝이 나게 되었다. 그러나 진실은 결코 묻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학살당한 이들의 억울한 죽음이 철저히 진상규명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 법, 제도를 만들고 사회를 바꾸기 위해 국민들과 어깨 걸고 투쟁할 것이다.<끝>
진실화해위원회는 밀실 거짓 종합보고서를 즉각 폐기하라!
이영조 진실화해위원장은 죽어간 영령들 앞에 사죄하고 즉각 퇴진하라!
2010. 12. 27
거짓 종합보고서 즉각 폐기 및
이영조 진실화해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범민련남측본부 사월혁명회 올바른과거청산을위한범국민위원회 의문사유가족대책위원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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