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면에 나선 문재인 "정치, 머리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
대선 패배 이후 21개월만..."지금 모두 뒷짐지고 있으면 다 죽는다" 측근 만류 설득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추천단 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 후 정동영 상임고문(왼쪽부터), 문재인 의원, 김한길 전 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4.9.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지난 대선주자이자 친노(친노무현)진영의 수장격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선패배 이후 1년 9개월여만에 당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문 의원은 21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영입 불발과 박영선 원내대표의 탈당 파동 등으로 극심한 내홍에 빠진 당을 위해 비대위 합류를 전격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세균, 박지원 의원 등과 함께 각 계파의 수장들이 참여하는 6인의 비대위원 인선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최고위원급에 해당하는 지도부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의원측은 "주변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의 최대 위기이고 당을 살릴 수 있다면 어떤 불이익이 있더라도 당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해 수락했다"며 "모두 뒷짐지고 있으면 다 죽는다는 게 문 의원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이 측근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비대위원직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치를 머리로 하지 말고 가슴으로 하자"는 문 의원의 정치적 소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측은 "여의도 정치식의 셈법으로 보면 문 의원이 지금 전면에 나서는 게 맞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정치를 계산적으로 하지 않고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문 의원의 마음이 주변 참모들에게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지역위원장을 인선하는 조직강화특위 구성과 전대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각 계파간 싸움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문 의원이 전면에 나설 경우 정치적인 상처를 입게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당장 당내에선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문 의원의 비대위 참여에 대한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 3선의 조경태 의원은 "다음 전대를 공정하고 깨끗하게 준비하는 게 비대위의 역할인데 전대에 출마자들이 비대위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심판과 선수를 같이 하겠다는 발상"이라며 "민주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원의 행보는 차기 대선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이 직전 지도부라는 이유로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비대위원 제안을 정중히 고사하고 한발 물러선 상황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가 향후 불러올 정치적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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