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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의 혓바닥은 거짓을 모른다

작성자면사무소뒤|작성시간26.06.21|조회수5 목록 댓글 0

술꾼의 혓바닥은 거짓을 모른다

                                       권대순

혓바닥이란 놈이 그렇다.

고작 한 치 남짓한 살덩이지만

남의 가슴에 못을 박기도 하고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한다.

 

뇌에 매달린 혓바닥은

주인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

거짓도 말하고

진실도 숨긴다.

하지만 술꾼의 혓바닥은 다르다.

술기운이 오르면

얼굴은 붉어지고

눈빛은 풀리는데

이상하게도 가슴속 자물쇠는 먼저 풀린다.

평소에는

콘크리트 담장보다 높게 쌓아 두었던 말들이

술잔 몇 순배에 무너져 내린다.

 

허풍도 있고 과장도 있다.

술꾼은 거짓보다

숨겨둔 진실을 더 많이 쏟아낸다.

사랑한다는 말도,

보고 싶었다는 말도,

서운했다는 말도

맨정신에는 삼키다가

술자리에서는 기어이 밖으로 밀어낸다.

"우리 엄마는 나를 낳지 않았지."

"누나는 열일곱에 옆집 아저씨의 몹쓸 짓에 목매 죽어서."

평생 가슴에 묻어 둔 상처도

술기운을 빌려 세상 밖으로 나온다.

 

술꾼의 말을 허풍도 있지만

평생 숨겨 온 인간의 역사가 스며있다.

술꾼의 혓바닥은 떠들썩하지만

거짓에 능한 혓바닥이 아니라

숨겨둔 진실을 참지 못하는 혓바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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