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_50. 예삼보품(禮三寶品)[6]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지옥을 밝게 알고 지옥으로 가는 길을 알며, 또 그 지옥 중생들의 근본을 다 안다. 즉 만일 어떤 중생이 온갖 악하고 착하지 않은 행을 지으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들어가는 지를 나는 다 안다.
또 비구들아, 나는 축생(畜生)에 대해서도 밝게 알고 축생으로 가는 길을 알며, 또 축생의 근본을 다 안다. 즉 온갖 악의 근본을 짓고 거기에 태어나는 지를 나는 다 안다.
나는 또 아귀(餓鬼)로 가는 길을 안다. 즉 누구나 악의 근본을 지으면 아귀 속에 태어나는 지를 나는 다 안다.
또 나는 인간의 세계로 향하는 사람의 길을 안다. 즉 어떤 중생으로서 사람의 몸을 얻는 지를 나는 다 안다.
또 나는 하늘로 가는 길을 안다. 즉 어떤 중생이 온갖 공덕의 근본을 짓고 저 천상에 태어나는 지를 나는 다 안다.
또 나는 열반으로 가는 길을 안다. 즉 어떤 중생이 번뇌를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심해탈(心解脫)하고 혜해탈(慧解脫)하여 현재에서 깨달음의 결과를 성취하는 지를 나는 안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지옥으로 가는 길을 안다. 무슨 이유로 나는 이런 말을 하는가?”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중생들의 생각을 관찰하고 이른바, ‘이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뒤에 과연 그 사람이 지옥에 들어가 심한 고통과 무서운 고문을 무수히 받으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근심ㆍ걱정ㆍ괴로움ㆍ번민을 당하는 것을 본다.
마치 어떤 큰 불구덩이에 연기가 나지 않을 때, 어떤 사람이 그곳으로 가면, 눈 밝은 사람은 그리로 가는 그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은 틀림없이 저 불구덩이에 떨어질 것이다’라고 말하였는데, 그 뒤에 과연 그 사람이 불구덩이에 떨어지는 것을 본다.
내가 말하는 그 사람이 불구덩이에 떨어지는 것처럼, 나는 지금 중생들의 생각을 관찰하고, ‘틀림없이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그 뒤에 과연 그 사람이 지옥에 들어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독한 고통을 받는 것을 분명히 본다.
왜 그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는가?
‘나는 지옥으로 가는 중생을 보고, 그들은 모두 온갖 악한 행과 착하지 않은 업을 지었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들어가는 것을 다 안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나는 또 축생으로 가는 길을 알고 축생으로 가는 사람을 안다.
무슨 이유로 나는 이렇게 말하는가?
비구들아, 나는 중생들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관찰하고, ‘저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축생 세계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 뒤에 과연 그 사람은 축생 세계에 태어나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근심ㆍ걱정ㆍ괴로움ㆍ번민을 당하는 것을 나는 본다.
왜 그 사람은 축생 세계에 떨어지는가?
비유하면 어떤 촌락에 큰 뒷간이 있어 똥이 가득 차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곳으로 오면, 눈 밝은 사람은 그 사람이 그리로 오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은 머지않아 뒷간에 빠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 뒤에 과연 그 사람이 뒷간에 빠져, 이루 말할 수 없는 곤액(困厄)을 당하는 것을 그는 본다.
왜 그 사람은 뒷간에 빠졌는가?
내가 지금 중생들을 관찰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저 사람은 틀림없이 축생 세계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하고, 또 그 뒤에 그가 축생 속에 태어나서, 한량없이 많은 고통을 받는 것을 본다.
‘내가 지금 축생들을 관찰하여 모두 다 밝게 안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나는 또 아귀 중생을 알고 아귀로 가는 길을 알며, 그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아귀로 태어나는 사람을 알고, 어떤 중생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아귀 세계로 나아갈 것을 나는 다 알며, 그 뒤에 그 중생이 아귀 세계에 들어가,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것을 나는 다 본다.
왜 그 사람은 아귀 속에 들어가는가?
비유하면 어떤 마을의 곁에 가지와 잎이 다 떨어진 큰 나무가 위험한 곳에 서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곳으로 가면, 눈 밝은 사람은 멀리서 그 사람을 보고, ‘틀림없이 저 나무 밑으로 갈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조금 뒤에 과연 그 사람이 그 밑에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면서,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을 그는 본다.
왜 그 사람은 그 나무 밑에 와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는가?
내가 지금 중생들을 관찰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틀림없이 아귀 세계에 떨어져, 이루 말할 수 없는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을 본다.
‘나는 아귀를 알고 아귀로 나아가는 길을 다 분명히 안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나는 사람 세계를 알고 사람으로 나아가는 길을 알며, 어떤 행을 짓고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는 지를 나는 다 안다.
비구들아, 나는 중생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관찰하고는, ‘저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인간 세계에 태어나리라’고 말하고, 그 뒤에 과연 그 사람이 인간 세계에 태어난 것을 본다.
왜 그는 인간 세계에 태어났는가?
비유하면 어떤 촌락에 큰 나무가 있는데 그것은 평평한 곳에 서 있고 그늘이 많았다. 어떤 사람이 그 길로 바로 오면, 눈 밝은 사람은 그것을 보고, 곧 ‘저 사람은 틀림없이 그 나무 밑을 향해 가서 거기 이를 것이다’라고 아는데, 정말로 그는 조금 뒤에 그 사람이 그 나무 밑에 가서, 한량없는 즐거움을 받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왜 그 사람은 그 나무 밑에 이르게 되는가?
내가 중생들이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관찰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인간 세계에 태어나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또 그 뒤에 과연 그 사람이 인간 세계에 태어나, 한량없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나는 본다.
‘나는 사람의 세계를 알고 인간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알며, 지금 인간 세계에 태어난 것을 다 안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니라.
나는 또 하늘을 알고 하늘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알며, 어떤 중생이 온갖 공덕을 짓고 천상에 나는 지를 나는 안다. 무슨 이유로 이런 말을 하는가?
나는 지금 중생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관찰하고는, ‘저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나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뒤에 과연 그 사람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천상의 좋은 곳에서 저절로 복을 받고, 그 쾌락이 견줄 데 없음을 본다.
이것을 일러, ‘그 사람은 천상에 태어나서, 저절로 복을 받고 쾌락이 견줄 데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촌락 곁에 높고 넓은 좋은 강당이 있어서,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새기고 비단과 번기와 일산을 달고, 향수를 땅에 뿌리고 좋은 자리를 깔아놓으며, 모두 털로 짜고 무늬 있게 수를 놓은 자리를 갖추었을 때,어떤 사람이 그 길로 바로 오면, 눈 밝은 사람은 그를 보고, ‘그는 반드시 저 높고 넓은 강당으로 향하여 거기에 이르게 될 것이다’라고 의심하지 않다가, 조금 뒤에 과연 그 사람이 그 강당에 올라가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면서 복을 받고, 그 쾌락 또한 견줄 데 없음을 보는 것과 같다.
이것도 그와 같아서, 나는 중생들을 관찰하고,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나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쾌락을 누릴 줄을 안다.
‘어째서 그 사람은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났는가? 또 나는 어떻게 하늘 세계를 알고 하늘로 나아가는 길을 아는가? ’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나는 또 열반을 알고 열반으로 나아가는 길을 알며, 반열반할 중생을 안다. 즉 어떤 중생으로서 번뇌를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심해탈하고 혜해탈하여 현재의 몸으로 깨달음을 증득하여, 스스로 즐거이 노니는 것을 나는 다 안다.
무슨 이유로 나는 이런 말을 하는가?
비구들아, 나는 중생들이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관찰하고는, 그는 번뇌를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심해탈하고 혜해탈한 줄을 안다.
이것을 일러, ‘그는 번뇌를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촌락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물이 아주 맑은 큰 못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 길로 바로 오면, 눈 밝은 사람은 멀리서 그 사람이 오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은 반드시 저 못으로 갈 것이다’ 하고 의심하지 않다가, 조금 뒤에 과연 그 사람이 그 못에 이르러 깨끗이 목욕하여 온갖 더러운 때와 티끌을 모두 씻고, 그 곁에 앉아 남과 다투지 않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내가 중생들을 관찰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번뇌를 다하고 번뇌가 없게 되어 심해탈하고 혜해탈하여, 삶과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이름과 물질[名色]을 사실 그대로 다 안다.
이것을 일러, ‘그 사람이 거기에 이르렀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열반의 길을 알고 또 중생으로서 반열반하는 이를 모두 다 안다.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은 이런 지혜가 있고 두려움이 없는 힘을 갖추어, 모두 다 성취하였다. 여래의 지혜는 한량이 없다.
여래는 능히 과거의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는 일을 모두 관찰해 알고, 한량이 없는 미래와 현재의 일을 모두 다 분별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하여 10력(力)과 두려움 없음[無畏]을 갖추도록 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