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 니까야_23. 빠야씨경(축약본), 사후 세계와 업의 법칙에 대한 논쟁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존자 꾸마라 깟싸빠는 꼬살라의 쎄따비야라는 마을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빠야씨 왕은 '내세는 존재하지 않으며, 화생하는 존재도 없고, 선악의 업에 대한 과보도 없다'는 사악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2. 많은 사문과 바라문들이 그 왕을 찾아가 설득하려 했으나, 왕은 그들을 굴복시켰다. 그때 존자 꾸마라 깟싸빠가 제자들과 함께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왕은 그를 찾아가 토론하였다.
3. 빠야씨 왕은 말했다.
"나에게는 친구나 친척 중에 죽은 뒤 다시 돌아와
'내세가 있다, 화생하는 존재가 있다, 업의 과보가 있다'고 말해주는 자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내세는 없습니다."
4. 꾸마라 깟싸빠 존자는 비유를 들어 대답했다.
"왕이여, 예를 들어 범죄자를 구멍에 넣고 뚜껑을 닫은 뒤, 그가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해서 그가 구멍 속에 없다고 할 수 있습니까?
내세 또한 그와 같아서, 어리석은 자들은 죽은 뒤의 세계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내세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5. 왕은 다시 반박했다.
"죽어가는 자들을 벌거벗겨 저울에 달아보거나 무게를 재보았지만, 죽은 뒤에 몸이 가벼워지거나 마음이 변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영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6. 존자는 다시 비유를 들었다.
"왕이여, 쇠를 불에 달구어 꺼내었을 때, 쇠가 뜨거울 때는 무게가 가볍고 차가울 때는 무겁습니까?
아닙니다. 생명 또한 몸을 떠날 때 몸이 가벼워지거나 무거워지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과 온기, 인식 작용이 떠나는 것뿐입니다."
7. 존자는 왕에게 계속해서 내세와 업의 과보에 대한 다양한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왕이여, 예를 들어 눈먼 자가 '밝은 색이나 어두운 색은 없다'고 말하는 것과, 현명한 자가 '색깔은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 중에서 누구의 말이 옳겠습니까?
보지 못하는 자가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어리석음일 뿐입니다."
8. 빠야씨 왕은 존자의 논리적이고 명확한 설명에 점차 자신의 견해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의 사악한 견해를 버리고 세존과 법과 승가에 귀의하였다.
그는 "오늘부터 저는 불법승에 귀의하는 재가 신자가 되겠습니다"라고 선언하며, 그동안 자신이 내세의 존재를 믿지 않아 베풀지 않았던 보시를 이제부터는 진실한 마음으로 실천하겠다고 다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