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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書畵

거문고 /소식(송나라)

작성자정수욱|작성시간26.06.18|조회수0 목록 댓글 0

거문고 (행시)

(1) 거 룩한 산바람 스치는 강가 정자에 앉아

문 득 떠오른 옛생각을 가슴에 품고

고 요한 달빛 아래 거문고 한 곡 타니

인생의 시름도 물결 따라 흘러가네.

(2) 거 친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문 화의 향기 잃지 않고 살아가며

고 운 가락 거문고 줄에 마음을 실어

오늘도 평안을 노래하네.

[漢詩散策]

거문고(琴詩) / 소식(蘇軾)송나라

원문

若言琴上有琴聲(약언금상유금성)

放在匣中何不鳴(방재갑중하불명)

若言聲在指頭上(약언성재지두상)

何不于君指上聽(하불우군지상청)

풀이

거문고에서 거문고 소리가 난다면

갑 속에 넣어 두었을 때 왜 소리가 나지 않는가.

만약 그 소리가 손가락 끝에 있다면

어찌 그대 손가락 끝에서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는가.

해설

이 시는 송나라의 대문호 소식(蘇軾)이 지은 짧지만 깊은 철학시입니다.

겉으로는 거문고 소리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상 모든

존재가 서로의 인연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불교적·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습니다.

거문고만 있어도 소리가 나지 않고, 손가락만 있어도 음악이 생기지 않습니다.

거문고와 손가락, 연주자의 마음, 공기의 울림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아름다운 소리가 탄생합니다.

즉, 소리는 어느 한 곳에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건이 만나 이루어지는 결과라는 것입니다.

감상

우리 삶도 이와 같습니다.

꽃 한 송이도 햇빛과 바람, 흙과 물이 함께할 때 피어나고,

사람의 행복도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에서는 가족의 사랑이, 사회에서는 이웃의 도움이, 신앙 안에서는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할 때 삶은 아름다운 화음을 냅니다.

이 시는 우리에게 "모든 공로를 혼자 차지하려 하지 말라"는 겸손의

가르침을 전해 줍니다. 또한 세상 만물이 서로 기대고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거문고 소리가 거문고에도 없고 손가락에도 없듯이,

인생의 기쁨과 성취 또한 나 혼자의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인연과

은혜가 빚어낸 결과임을 일깨워 주는 시입니다.

한 줄 성찰

"아름다운 소리는 거문고와 손가락이 함께 만들 듯,

아름다운 인생도 나와 이웃, 그리고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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