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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書畵

스님을 찾아서(尋僧) /이정귀(李廷龜)朝鮮

작성자정수욱|작성시간26.06.19|조회수1 목록 댓글 0

스님을 찾아서 (행시)

스 : 스산한 산길을 따라 한 걸음씩 오르니

님 : 님의 가르침 같은 바람 소리 마음을 씻어 주고

을 : 을씨년스런 세상 걱정도 잠시 내려놓습니다.

찾 : 찾고 또 찾던 것은 먼 곳의 스님이 아니라

아 : 아름답고 맑은 내 마음속의 등불이었고

서 :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지혜였습니다.

[漢詩散策]

스님을 찾아서(尋僧) / 이정귀(李廷龜)

石徑崎嶇杖滑苔(석경기구장골태)

淡雲疎磬共徘回(담운소경공배회)

沙彌雙手迎門語(사미쌍수영문어)

師在前山宿未回(사재전산숙미회)

■ 풀이

구불구불 돌길 지팡이가 이끼에 미끄러지고

구름 엷은 하늘 끝에 아련히 풍경소리 맴도네

동자승 합장하고 산문까지 마중나와

"스님께선 앞산에 계시는데 간밤에 돌아오시지 않았어요"하네

■ 해설

이 시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문장가인 이정귀가

산중의 스님을 찾아 나선 여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짧은 시 속에 깊은 산사의 고요함과 수행자의 삶,

그리고 찾아가는 이의 정취가 아름답게 녹아 있습니다.

■ 구절 풀이

石徑崎嶇杖滑苔 (석경기구장골태)

돌길은 험하고 구불구불하여 지팡이가 이끼에 미끄러진다.

→ 스님을 만나기 위해 깊은 산길을 오르는 모습입니다.

길은 쉽지 않지만, 찾아가는 마음은 간절합니다.

수행의 길 또한 이처럼 험하고 미끄러운 길임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淡雲疎磬共徘回 (담운소경공배회)

엷은 구름 사이로 아련한 풍경 소리가 맴돈다.

→ 고요한 산중에 울려 퍼지는 풍경 소리가 적막함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눈에 보이는 풍경과 귀에 들리는 소리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어우러집니다.

沙彌雙手迎門語 (사미쌍수영문어)

동자승이 두 손 모아 맞이하며 말한다.

→ 산문의 작은 동자승조차 예의와 공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불가의 청정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師在前山宿未回 (사재전산숙미회)

"스님께서는 앞산에 계신데 간밤에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 어렵게 찾아왔지만 정작 만나고자 한 스님은 부재중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실망하기보다 그 상황마저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 감상

이 시의 묘미는 **'만남보다 찾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험한 산길, 엷은 구름, 은은한 풍경 소리, 공손한 동자승.

시인은 스님을 만나지 못했지만 이미 그 길 위에서 충분한

깨달음과 여유를 얻고 있습니다.

결국 이 시는 **'찾음의 시'**이지 **'만남의 시'**가 아닙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가 많지만,

그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합니다.

스님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보다 산길의 정취와 마음의 평화를 담아낸

시인의 시선이 더욱 깊은 울림을 줍니다.

■ 한 줄 생각

"참된 만남은 목적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향해 가는 길에서 이미 시작된다."

험한 돌길을 오르며 들었던 풍경 소리처럼,

인생의 아름다움도 결과보다 과정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들려오는 법입니다.

출처: 하루한수 한시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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