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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書畵

述志(술지)/ 야은 길재(고려)

작성자정수욱|작성시간26.06.21|조회수0 목록 댓글 0

 

述志(술지) 행시

 

述 : 술회하듯 가슴속 뜻을 풀어내니

志 : 지향하던 길 끝에도 초심은 남아 있네

 

述 : 술잔보다 맑은 마음으로 세월을 이야기하고

志 : 지조와 뜻을 품어 끝까지 바른 길을 걷는다

 

짧지만 선비의 의지와 담담한 삶의 자세를 담아 보았습니다.

漢詩散策】

述志(술지) - 뜻을 서술하다

야은(冶隱) 길재(吉再)

 

■ 원문

臨溪茅屋獨閑居 (임계모옥독한거)

月白風淸興有餘 (월백풍청흥유어)

外客不來山鳥語 (외객불래산조어)

移床竹塢臥看書 (이상죽오와간서)

 

■ 풀이

시냇가 초가집에서 홀로 한가롭게 살며,

달빛은 밝고 바람은 맑아 흥취가 넘친다.

찾아오는 손님은 없고 산새들만 지저귀니,

대숲 그늘로 평상을 옮겨 누워 책을 읽는다.

 

■ 해설

이 시는 고려 말의 충신이자 학자인 길재가 벼슬길을 떠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첫 구절의 **'임계모옥(臨溪茅屋)'**은 시냇가에 자리한 

소박한 초가집을 말합니다. 화려함과 권세를 버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터전입니다.

둘째 구절에서는 밝은 달빛과 맑은 바람이 등장합니다. 

자연이 주는 평화와 여유 속에서 시인의 마음은 

넉넉하고 흥취가 넘칩니다.

셋째 구절의 **'외객불래(外客不來)'**는 세속의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적막한 외로움이 아니라,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벗이 되어 줍니다.

마지막 구절에서는 대숲 아래로 자리를 옮겨 누운 채 책을 읽습니다.

이는 학문을 즐기며 자연과 하나 되는 선비의 삶을 보여 줍니다.

 

■ 감상

이 시는 "무엇을 많이 가졌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사는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부와 명예를 좇아 분주하게 살아가지만, 

길재는 자연 속에서 책을 벗 삼고 달빛과 바람을 친구 삼아 살아갑니다. 

손님이 없어도 외롭지 않고, 가진 것이 적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특히 **"달은 밝고 바람은 맑아 흥이 남아돈다(月白風淸興有餘)"**라는 

구절은 오늘날 바쁘고 복잡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행복은 많은 소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평안에서 온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 때문입니다.

자연과 함께하며 책을 읽고 마음을 닦는 삶.

그 고요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욕심을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여유를 배우게 됩니다.

 

■ 한 줄 묵상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을 벗 삼을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부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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