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곁에 있는 사람,
명심보감에
급난지붕(急難之朋)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급(急)하고 어려울(難)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朋)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또 이런 말도 전해집니다.
주식형제천개유(酒食兄弟千個有
급난지붕일개무(急難之朋一個無)
돈 걱정 없이 웃고 떠들며 술과 밥을 함께할 때는
형이니 동생이니 하는 친구가 천 명이나 있지만,
급하고 어려울 때 막상 나를 도와주는 친구는
곁에서 떠나고 한 명도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정작 급하고 어려울 때 곁에 있어 준 친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평소에는 쉽게 모입니다.
웃을 때 함께 웃고
잘될 때 축하해 주는 사람도 많습니다.
반면 불행한 일을 겪고 있을 땐
외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삶이 어두워지고
불행이 찾아오는 순간이 되면
그때의 풍경은 달라지곤 합니다.
정승 집 개가 죽으면
문지방이 닳을 만큼 시끌벅적하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인적이 뜸하다고 하듯
가까웠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멀어지고
늘 곁에 있을 것 같던 사람도
소리 없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깨닫게 됩니다.
진짜 관계란 평소의 거리가 아니라
어려울 때의 거리로 알 수 있다는 것을요,
누군가는 끝까지 곁을 지켜주고
말없이 손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못해도
내 곁에 머물러 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삶에서 가장 큰 위로이자
남다른 복이며 성공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라게 됩니다.
삐까번쩍 겉치레의 화려한 관계보다
진짜 어려울 때 떠나지 않는 사람을
알아볼 줄 아는 밝은 혜안이 있어야 합니다.
실체가 있는 이성보다
실체가 없는 감성을 자극하는
달콤한 말보다 쓴소리할 줄 알고
자주 만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단 하나 힘든 순간에
등을 돌리지 않는 사람
그런 친구 하나면 충분합니다.
진정한 벗이란 좋을 때 함께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울 때도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들의 곁에서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