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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 이야기

총장해임 서명시위 3일째 정경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4.11.11|조회수1,511 목록 댓글 22

지난 11월 6일(목) 시작된 총장해임 서명시위는 11월10일(월) 3일째를 맞이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인원이 적기 때문에 2인1조를 짜서 1명은 시위하고 1명은 돌발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당번은 아니었지만 시위 진행을 살펴 보려고 학교에 나가 보았습니다.

어제도 코메디같은 일들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1. 학교측에서는 낮 12시 30분에, 정문에 나갈 당번교수님(서명지도조?)들을 모두 라비돌 점심에 초대했다고 합니다.  서명지도에 대비한 사전 점검이었겠지요.  서명지도가 자발적인지 동원된 것인지는 여러분들이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2. 정문에 나가 보니 갑자기 나무화분들이 늘었습니다.  정문에서 나가면서 오른쪽(수원대학교 글씨 있는 쪽)에 커다란 나무화분들을 많이 갖다 놓아서 글씨도 가려지고 옆벽에 플래카드를 세워둘 수가 없도록 조경공사를 했습니다.  세심한 데까지 대비를 하였습니다.

 

3. 정문에는 2개의 통로가 있습니다.  중앙의 넓은 통로와 옆의 좁은 통로가 있는데,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좁은 통로로 드나듭니다.  시위 중간에 차량이 동원되어 좁은 통로를 막아버렸습니다.  그러나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고 판단했는지 차량은 조금 후에 이동하였습니다.

                                

4. 우리는 시위를 2시 30분에 시작하였고, 학교측에서는 2시 45분에 시위방해집회를 시작하였습니다.  서명지도를 하기 위하여 교수님들은 3시에 정문에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수많은 직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정문 곳곳에 서 있었습니다.  교수님들은 정문근처에 흩어져 서 있었습니다.  부총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홍보실장 등 보직교수님들도 나왔습니다. 지나가는 학생들은 갑자기 변해버린 정문 풍경에 놀랐을 것입니다.  서명책상 앞에서 해직교수님은 육성으로 "서명에 동참하십시요"라고 외치고, 바로 옆에서는 직원이 마이크를 이용하여 "잘못된 서명에 동참하지 마십시요"라고 외치니, 학생들은 난감했을 것입니다.  전날과는 달리 별다른 충돌없이 서로 평화적인 시위를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다가 3시 45분경에 직원 한 사람이 나와서 시위책상을 옮기라고 억지 요구를 하였습니다.  제가 끼어들었습니다.  우리가 먼저 시위 장소를 잡고서 합법적인 1인 시위를 하는데, 왜 시비를 거느냐?  곱지 않은 말들이 오갔습니다.  대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112 신고를 하였습니다.  15분쯤 지나 경찰차가 출동하고 나중에는 화성경찰서 정보과 형사도 출동하였습니다.   출동한 경찰관은 양측이 모두 합법적인 시위를 하고 있으니, 서로 싸우지 말고 시위를 계속하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의 중재로 더 이상의 충돌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서로 시비 걸지 말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면 될 것입니다.

 

5. 그리고 나서 조금 있다가 중년의 남자 한 사람이 시위책상 앞으로 오더니 손교수님에게 막 야단을 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손교수님이 합법적인 시위를 방해하지 말라고 말하자, 자기도 알지만 이렇게 학교를 소란스럽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계속 소리를 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끼어들었습니다.  학부형이세요?  수원대 학부형은 아니지만 아들이(이 부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녹음파일을 분석하여 나중에 정확히 밝히겠습니다.) 수원대에 지원했는데, 이렇게 하면 학교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하더군요.  손교수가 시위용 유인물을 그 분에게 읽어보라고 주었습니다.  저는 정확한 것을 알고서 말씀하시라고 말했습니다.  그 분은 계속 소리를 치더니 "입시 끝난 다음에 하시던가, 아시겠어요?"라고 말하더니 가버렸습니다. 이 광경을 촬영한 사진을 나중에 분석해 보니 그 분은 수원과학대 학생과 K계장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극을 하신 거죠.

 

6. 저는1990년 3월에 조교수로 임명되어 2014년 1월에 파면당할 때까지 24년 동안 교수로서 별다른 흠없이 평범하게 살아왔습니다.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학교에서 받는 봉급에 만족하면서 두 아들을 대학까지 보내면서 평범하게 살아 왔습니다.  남을 크게 도운 일도 없고, 남을 크게 해친 일도 없습니다.  저는 평범한 소시민이었습니다.  그런데 교협대표가 된 후에 별별 험한 소리가 들립니다.  어용카페에서는 차마 옮기기 어려운 말들로 우리를 비난하고 욕하지만, 익명이 보장된 인터넷 세계에서는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기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매우 화가 났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여러가지 욕을 많이 들어 보았습니다.  군대에서는 훈련받을 때에 별스런 욕을 다 들어보았습니다.  저는 평범한 교수에서 해직교수로 추락하였는데, 어제 시위 현장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니 해직교수 6명은 모두 "패륜교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패륜이라는 단어가 비수처럼 가슴을 찔렀습니다.  우리가 무슨 패륜적인 행동을 했는지요?

 

 

7. 저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4시 30분 경에 시위 현장을 떠나서 집으로 왔습니다.  그날 저녁 배교수님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시위는 5시경에 마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시위도구를 맡겨두는 정문 앞의 커피집에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직원 2명이 방문하여 "불매운동"운운하며 사장님에게 항의했다는 것입니다.  사장님은 우리에게 문자를 보내어 수요일까지 시위도구를 모두 철수시켜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배교수님은 그동안 고마웠다, 그렇게 하겠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시위도구를 보관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학교측에서는 제발 그분에게 해꼬지 하지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8. 그날 밤에 수원대 학생들이 만든 페북 수원대학교 학생 자유 언론 free media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평소에는 200명을 넘지 않던 방문자가 1500명을 넘었더군요.  우리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고, 학교측에게는 매우 당혹스러운 현상일 것입니다.

 

 

 

우리는 학생 6000명의 서명을 받을 때까지 정문 앞에서 합법적인 시위를 계속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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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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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인수본색 | 작성시간 14.11.11 7. 시위도구를 맡겨두는 정문 앞의 커피집을 직원 2명이 방문하여 "불매운동" 운운하며 주인장에게 항의.

    -> 학교 직원이 근무시간에 영업점을 방문하여 소유주에게 직원의 책무와 무관한 말과 행동을 함.

    다른 한편으로 다수의 학교직원이 총장의 동문회행사나 개인 미술품 운반에 동원되기도 함.
    일부 몰지각한 보직교수는 총장일가가 소유하는 영업점(라비돌 식당)을 이용하라고 강매운동(?)을 벌이기도 함.
    수원대 일부 교직원들이 학교 고유업무가 아닌 총장의 사조직원처럼 사적인 업무에 동원되고 있음.
  • 답댓글 작성자고지가저기 | 작성시간 14.11.11 총장이 공항에 나가면 직원들이 우루루 몰려나가 환송함.
  • 답댓글 작성자허수 아비 | 작성시간 14.11.12 선량한 동네 사람까지 괴롭히는구나.
    참으로 유치하고 치사 찬란하구나. 쯧쯧....
  • 작성자목격자2 | 작성시간 14.11.11 목격자로서, 도중에 누가 말 잘 듣고 나와 있는지 알아보는지 P, W, L에게 전통하더라구요!
    그리고 가만 보니 머리 좋은 보필자가 없으셔! 어린 학생들이 봐도 어리석은 짓이 벌어지고 있더라구요!
  • 작성자스텔라 | 작성시간 14.11.11 휴학중인 학생입니다. 힘내세요
    옆에서 많은 도움이 되진 못하지만 저희를 위해서 힘써주시는 마음 언제나 감사합니다
    곧 서명하러 찾아뵐게요. 추우신데 감기조심하시고 힘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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