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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 이야기

총장해임 서명시위 5일째 정경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4.11.13|조회수1,715 목록 댓글 16

어제(11월 12일, 수)는 11월 6일 시작된 서명시위가 5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제께 폭행사건이 발생하여서인지, 112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어제는 경찰관 3명이 시위 중에 계속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별다른 충돌 없이 교협과 학교측은 모처럼 평화롭게 시위를 하였습니다.  오늘은 이원영 교수님과 제가 당번이었습니다.  3일 전 정문 앞 커피점 주인에게 교직원이 항의하는 바람에 시위도구 보관장소를 학교근처 원룸으로 옮겼습니다.  설마 교직원이 원룸까지 찾아와 항의를 하지는 않겠지요.   

 

차로 시위도구를 운반하여 3시에 정문에 도착해 보니 정문 앞의 시위공간을 학교측에서 책상 등으로 촘촘히 막아놓아서 빈 공간이 없었습니다.  총장님 지시인지, 총무처장 지시인지는 몰라도 별별 묘수를 다 생각해내셨군요.  최형석 교수가 나와서 직원들을 지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시위를 안할 수는 없지요.  군대갔다 온 사람은 모두 아는 말이 있습니다.  안 되면 되게 하라.  우리는 정문 건너 편 상가 앞 보도에 시위책상을 설치하고 이원영 교수님이 시위를 시작하였습니다.  개량한복을 입은 이교수님은 목소리도 크고 힘도 좋습니다.  3시부터 5시까지 꼬박 2시간 동안 피켓을 흔들며 시위장소를 지켰습니다. 

 

조금 있다가 교수님들이 정문에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같은 교수로서 서로 대치하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어색하고, 민망스럽기 짝이 없지만, 현실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저는 정문으로 가서 어느 분이 나오셨나 살펴 보았습니다.  눈이 마주 쳤지만 서로 눈인사를 하지 않고 그냥 쳐다만 보았습니다.  젊은 교수님과 여교수님들이 많았는데, 제가 세어보니 30명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교협 카페 글에서 보니 회원 한 분이 '교수산성'이라는 말을 썻더군요.  수원대 정문에서 만들어진 적절한 단어이지만, 매우 슬픈 단어이기도 합니다. 

 

 

위 사진에서 흰 우산 같은 것이 3개 보입니다.  어제는 날씨가 겨울처럼 추웠습니다.  학교측에서 교수님들을 배려하여 설치한 야외 난로입니다. 

 

우리가 시위 장소를 옮겼기 때문에 직원들은 서명책상 옆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계속 하였습니다.  직원들이 든 플래카드를 보니, 해직교수는 "사욕에 눈먼 패륜교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사욕에 눈 먼 패륜교수는 물러나라"고 쓰여 있습니다.  저더러 사욕에 눈이 멀었다고 말하면,  저는 매우 억울합니다.  제가 교협대표가 되고 파면당한 것은 결코 사욕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이익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저는 봉급도 못 받고 연금도 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러한 모든 사정은 설명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잘 아실 것입니다. 

 

 

그래도 학생들의 서명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아래 사진 왼쪽을 보면 갈색 모자를 쓴 이원영 교수님 앞에서 학생들이 서명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많은 학생들은 교수산성을 지나 건널목을 지나 직원 앞을 지나 서명책상까지 걸어와서 당당하게 총장해임을 요구하는 서명을 하였습니다. 

 

 

어제는 처음으로 교내에서도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마음으로만 응원하였지 행동으로 표현을 못하고 있었는데, 인문대학 앞에서 학생이 1인시위를 하였습니다.  아마도 그저께 이재익 교수님이 폭행당한 사건으로 인해 학생들이 동요하고 있나 봅니다.  용감한 학생의 1인시위에 대하여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호응할 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위 사진 뒤편으로 주황색 점포를 입고  줄서있는 학생들은 총학생회장 선거운동원입니다.  총학생회장 선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제발 이번에는 총장을 대변하지 않는, 학생들을 대변하는 총학생회장이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교협에서는 학교측의 온갖 압력에 굴하지 않고 6000명 학생의 서명을 받을 때가지 서명시위를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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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와싸 | 작성시간 14.11.13 공감합니다. 너무 자랑스런 제자였습니다.
  • 작성자나는너라니까 | 작성시간 14.11.13 김의원님 박고문님 한의원님 홍대표님 등 정재계 인사들과 관련된 교수님들의 모습은 뵙기가 어렵네요. 인사 나눌 수 있도록 꼭 참석해 주세요.
  • 작성자자유영혼 | 작성시간 14.11.13 비겁한 지식인인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네요.
    정신 차립시다.
    폭행을 가하는 교직원을 나무라는 학생들의 소리는, 불의를 몰아내고, 정의를 바로 세울 것입니다.
    양비론적 주장은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 것이므로, 현장을 목격한 다수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조치가 조속히 있어야 합니다. 정의가 숨쉬고 있음을 학생들에게 보여 주어야 합니다.
  • 작성자교협홍보실 | 작성시간 14.11.13 임진옥 교무처장님,
    수원대학교 인사와 학사 전반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있는 자리에 계시지 않습니까?
    임교수님 선창으로 "잘못된 서명에 동참하지 맙시다"라고 정문의 교수님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셔야죠.
  • 작성자자유영혼 | 작성시간 18.03.17 이인수가 물러난 이마당에 저인간들 얼굴들고 다니기 쪽팔리지 않나요?
    벼룩도 낮짝이 있다는 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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