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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 이야기

[소개] 졸업생 장민서군의 A교수 사건에 대한 의견

작성자상생21|작성시간18.06.25|조회수1,178 목록 댓글 4

오늘자 수원대 프리미디어에 실명으로 게재된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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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서 :


프리미디어를 볼지 모르겠지만 현재 수원대 문화예술학부 사건 당사자인 학우들께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수원대 미투" 관련 기사들을 읽어보면 수원대는 청주대나 명지전문대 연극영화과 미투와 다른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많습니다. 수원대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폭로한 것이 아니라, 학교가 주도적로 교수를 고발하고 이를 매꾸려고 학생들을 동원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사건의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신 수원대 총장 측 대자보나 언론보도를 보고 추측하건데 수원대 미투는 다른 학교처럼 교수가 지위를 남용하고 위력을 사용한 (연구실에 따로 불러내서 안마하시키는 등 사적 공간에서 추행처럼) 계획적이고 고의적인, 악날한 강제추행이 아니라 실기 수업 중 발생한 신체접촉, 교수의 언어표현, 뉘앙스의 문제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저는 '추가 미투' 내용이 아예 없는 사실을 지어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수원대의 경우는 당사자가 그것을 성적수치심으로 느끼냐 아니냐에 따라 같은 행동이 범죄로 여겨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범죄로 만들기 위해 총장 측 변호사가 학교에 제출하는 진술서 작성에 개입했고 학우들의 실제 진술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이며 4분을 서로가 서로의 증인이 되도록 만든 것도 학생들이 아닌 총장 측 사람의 아이디어일 것입니다. 


학우분들도 그것들이 아예 불쾌하지 않은 건 아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학교의 설문에 응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의사는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며 교수들은 이를 받아들여 가르치는 방법이나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를 시대에 맞게 바꿔야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범죄로 볼 만큼 심각한 피해인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이유 때문에 현재 '추가미투'라는 이름하에 사건에 발을 담그고 있는 학우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채 매우 난감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해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수시로 연락, 호출하고 여경까지 동원해 문화예술학부 학생들로 하여금 일부학생들이 짜증날 정도로 집요하게 써내래서 써냈는데 일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학교가 성급하게 여러분의 동의 없이 A 교수를 고발했을수도 있고요.


더 나아가 Y 교수나 총장 측 교직원, 또는 학생회 소속 선배가 여러분들의 진실을 과장하고 피해의식을 강요하거나, 혹은 장학금, 졸업 후 교내취업, 학점 등 진로를 내세워 회유하고 어디서 알아낸건지 모를 지인까지 동원해서 여러분을 압박하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 학교에서 학교 측에서 장학금 준다는 소리부터 퇴학협박, 학과 교수, 얼굴도 모르는 선배 전화 등 다 겪어봐서 그런 압력을 견디는게 쉽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학교 측의 행태야말로 지위와 위력을 이용해서 여러분들을 괴롭히는 것입니다. 내가 느끼지도 않은 피해의식을 강요하는 것도 명백한 폭력입니다. 


최근에 이해관계자로 추측되는 누군가가 학우들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프리미디어에 대해 "이인수에 미쳐서 피해자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학우들에게 A 교수에 대한 과장된 진술을 강요하고 있을 사람들이야 말로 여러분들이 안중에도 없는 것입니다. 


솔직히 학생들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어른들끼리 싸움에 학생들을 이용하고 미투운동에 먹칠을 하는 사람들이 사악한 거죠. 지금 Y 교수와 총장 측근 교직원들이 하고있을 행동이 바로 지위와 권위를 이용해 학생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짓입니다.


A 교수가 문화예술학부 발전에 막대한 기여를 했다는 이유로 무조건 추종하고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교수가 무례했다면 공로와 무관하게 잘못된 일입니다. 


교수의 표현이 시대착오적이고 꼰대같아서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그런거라면 A교수 뿐만 아니라 수원대의 모든 교수가 여러분의 용기 덕분에 경각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쾌함과 범죄자를 만드는 일은 명백히 다르며, 한 사람의 인생을 다루는 일이고 문화예술학부에도 영향을 끼치는 일입니다. 심적으로 힘드시겠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학교는 또 다시 무리수로 급하게 징계를 내렸으며 절차상 하자를 남겼습니다. 학교가 억지로 쥐어짠 진술로는 A 교수를 죄인으로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청주대와 명지전문대 미투 사건과 비교해보시면 너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일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여러분을 원치않는 재판으로 내몰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여러분이 진심으로 A 교수가 '범죄자'라고 확신하고 이것이 진정 미투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여러분의 '미투'라면, 용기를 갖고 여러분의 신념대로 추진하시면 됩니다. 만약 아니라면, 여러분은 다른 용기를 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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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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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자유영혼 | 작성시간 18.06.26 장군이 오랫만에 의견을 말했군요.
    역시나 균형잡힌 의견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예비언론인의 큰 씨앗을 보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이 글을 보고 양심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고발에 연루된 학생들도 지금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려야할 때이다.
    머지 않아 진실은 드러날 것이다.
    학교의 비이성적 행태는 도를 넘어섰다. 집단적인 광기가 보이는 것 같다.
    그렇지 않나?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날 때까지 다급한 사안이 있을 때 일부조치를 취하더라도, 최종결정은 미루는 것이 합당하지 않은가? 장차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 작성자와우리의봄 | 작성시간 18.06.26 부당하게 A교수의 해임을 주도한 어리석은 무리들,
    총장과 징계위원회에 참여한 교수들, 그리고 재단이사들은 와우리에 봄이 오면 후회하고 부끄러워할 것입니다.
    A교수님, 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호떡장사 | 작성시간 18.06.26 그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고 징계를 해야 합니다.
    바람이 어느 쪽에서 불어오는지를 판단하지 못하는 불쌍한 인간 군상들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교협홍보실 | 작성시간 18.06.26 박진우 교수야 이인수씨가 조정하니까 그렇다고 치고,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A교수의 해임을 결의한 교수들도 한심하군요.
    지난번 교협회원들 파면 소송의 여파로 이전 징계위원들이 모두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려서
    아직도 소송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나요?
    자업자득입니다.
    이번에는 손해배상소송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징계위원회에 참여한 교수들이 역으로 중징계를 당할 것입니다.
    그 정도의 책임은 각오하고 동료교수를 해임하는데 찬성표를 던졌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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