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 김수열
“선생님은 무얼 먹고 그렇게 키가 커요?”
풋과일 같은 여자애들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올려다 본다
시선은 집중되고 정적이 감돈다
“착한 마음”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아이들 벌떼같이 소리 지른다
책상 탕탕 내리치는 놈
자다가 벌떡 깨는 놈
힐끗힐끗 눈 흘기는 놈
머리 싸매고 뒤집어지는 놈
우웩우웩 토악질 흉내내는 놈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놈
교실 안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다.
그래, 이놈들아
말도 안되는 소린줄
낸들 왜 모르겠냐만
그래도 우기고 싶구나
착한 척이라도 하고 싶구나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