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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 가는 곳

중년을 위한 노래

작성자한 길|작성시간14.10.20|조회수242 목록 댓글 0

 

 

 

중년을 위한 노래 / 정윤천

 

 

광주에서, 이를테면 언더그라운드에서 노래하며 지내는 가수 형이 모처럼 산사 음악회란 곳에 불려가 노래 몇 곡을 팔게 되었다. 근디 그거시 하필이면 비구승만 거하시는 청량도량이었던가 보더라. 공연시간이 아즉 어중간해서 절 마당가 한비짝에 어칠어칠 하던 그에게, 대빵 스님 처소에서 차나 한 잔 하시라는 전갈이 왔더란다. 다탁을 마주하고 주지스님과 뻘쭘하게 마주 앉았는데, 처사는 주로 무슨 노래를 부르신다요. 별시러운 뜻없이 파적 삼은 스님의 말 끄터리에다가 대고 순진한 그가 고해 올렸다. 예, 저는 주로 칠공팔공 쪽으로 중년을 위한 노랠 헙지요. 갑자기 스님 목성이 두어 옥타브나 높아졌다. 머시여. 중년덜을 위해설랑 노래럴 헌다고.

 

헐수읎이 가수 형이 자초지종을 털어 바쳤다. 그러니까, 지가 말하는 중년은 在家 중년덜을 이르는 것입니다요. 알어, 알어, 찻잔을 채워주며 스님이 뻥긋 웃었다. 오늘 밤은 기냥 출가 중년덜 한테도 한바탕 쏟아부시요.

 

가을 산중 위로

 

가을 산중 위로
중년들을 위한 그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달맞이 꽃이

 

달맞이 꽃이

 

노오란 대갈통들을 밀어 올리며 하나 둘씩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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