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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있는 욕! / 이가을
근엄하신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는
날마다 가마솥에 욕을 끓인다
가마솥 절절 끓을수록 욕설이 구수하다
손님 탁자마다 돌아다니면서 욕으로 안부를 건넨다
할머니 욕해 주세요~
저, 염병할 놈, 또 왔네 아직도 그 타령이여?
욕설을 얹어야 국밥이 맛있다
국밥을 비우면 국밥 그릇에
조금쯤의 반성이 남는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내일이
아이고, 이 배라먹을 놈아
염병할 놈! 쯧쯧, 저 재수없는 놈을 어쩐다~
불쌍시런 놈아 잘 처먹고 잘 살으랬지?
옜다, 이놈아 국밥이나 잘 처먹어라~
칼보다 펜보다 강한 할머니의 욕을
가슴에 새긴다
나를 때리는 욕을 목구멍에 삼킨다
들을수록 통증이 오지만 통증이 멈추면
새살이 올라오는,
오늘도 욕을 먹으러 국밥집에 간다
<내장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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