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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욕 / 복효근
팔순의 울 어머이
터알 고추모종에 물을 주심서나
하난님은 뭐 하신댜
호랑이가 칵 물어갈녀러 날씨
무신 가물이 이리 질댜
그 욕, 하도나 싱싱해서 청량헌 시 한편이 따로 없드랑개
날씨는 하난님 것이어서
하난님도 놀랐는지 아칙녁 지나서 뜬금없는 비 한 둘금 뿌려주등마
하난님도 무신 진지꼽쟁이 매이로 비를 뿌레도
포도시 삐액이 눈물만큼만 주시네
참, 옘벵 오살헐.....
울 어머이 서늘헌 욕 덕택에
가매솥에 깜밥 눌데끼 몰라가던 밭두덕
어린 고추모종들이
섬닷헌 대로 알탕갈탕 일어서덜 않았것어
가물 끝 울 어머이 따다주신 그 풋고추에
내 빈혈의 쎄끝이 얼얼허듬마
어디 가서 시 쓴다는 말 못 허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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