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교수협의회에 가입을 하였는가(23)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3.05.03|조회수705 목록 댓글 3

          구부러진 길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1: 이 시는 동시 작가인 이준관의 대표시입니다초등학교 교과서에는 그의 동시가 3편이나 실려 있습니다. 지난 420일 토요일에 전북 임실의 섬진강으로 김용택 시인을 찾아가 만났습니다.     봄꽃이 아름다운 섬진강변을 따라서 10km를 같이 걸었습니다그는 이준관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동시를 잘 쓰는 시인이라고 칭찬해서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이준관은 저의 중학교 동창이기 때문입니다.

 

2: 그렇습니다.

우리가 용기를 내어 교수협의회에 가입한 것은 구부러진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어떤 고난이 닥쳐올지 모릅니다그렇지만 인생의 긴 여정에서 볼 때에 구부러진 길을 선택한 것은 반듯하고 쉬운 길만을 걸어가는 삶보다 훨씬 풍요롭고 보람있는 삶으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이 시처럼, 저는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습니다.    저는 수원대 교수협의회 회원들이 참 좋아요.  가까운 장래에 오프라인에서 모두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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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상생하자 | 작성시간 13.05.03 저도 이뭐꼬님을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여기에서 사진으로는 보았지만 실물은 어떠신지 . . . 좀 엄격하게 생긴 인상이신데 . . .
  • 답댓글 작성자이뭐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03 저는 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입니다. 남들이 외유내강형이라고도 합니다만.
    어쨋든 와우동산에 상생과 평화가 찾아오면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즐겁게 식사 한번 하십시다.
  • 작성자이웬수 | 작성시간 13.05.04 저도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웃을 품으려고 하니, 어느 한 인간이 그러지 말고 이번에 대우를 특별히 잘 해줄테니 혼자가라 하는군요.
    이런 식의 제안을 여러 교수들에게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이웃 밖에서의 윤택함 보다 이웃 안에서의 행복을 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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