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교수협의회에 가입을 하였는가(35)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3.05.31|조회수2,104 목록 댓글 33

  “음악은 모든 예술 가운데 가장 낭만적인 예술이다는 말이 있다.   음악은 연주됨과 동시에 공중에 흩어져 사라져 버리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오랫동안 감동을 주는 그 무엇이라고 한다.   나는 이과 공부를 해서 그런지 음악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지난번 미술과 관련된 글을 썼기 때문에 음악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하여 인터넷에서 애국심과 음악가라는 두 단어로 검색해 보니 폴란드 사람인 쇼팽(1810~1849) 이야기가 뜬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은 애국심에 불탔던 음악가라고 한다.   바르샤바를 떠나 음악의 도시 빈에서 그는 환영받지 못하였다.   빈을 떠나 영국으로 가는 도중에 러시아가 조국 폴란드를 점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때는 1831, 쇼팽은 당시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글로 남겼다.   “가엾은 아버지 어머니 굶주리고 계시겠지누이와 동생은 여린 몸을 러시아 군인에게 짓밟혔을까나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구나.  괴로워라오로지 절망을 피아노에 쏟을 뿐이다.”  그는 피아노를 때려 부술 듯이 곡들을 써 내려갔고, 그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그대로 담긴 곡이 유명한 혁명이다그가 죽을 때까지도 폴란드의 정치적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그는 나의 심장을 조국 폴란드에 묻어다오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1945년에 일제에서 해방되었으니 해방동이라고 해도 나이가 68세일 것이다.   애국심은 애교심과 통한다고 생각된다.  애국심에 불타는 음악가는 애교심도 뜨겁지 않을까? 

  때는 2013년 봄,  장소는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수원대학교교협 출범 후 일주일이 지난 326일 오전에, 공과대학의 배재흠  교수 연구실에 제일 먼저 항의 방문차 쳐들어온 사람은 음대학장인 김화숙 교수님이었다음대학장이야 학교측 지시를 받아서 그랬다 치고, 학장을 따라 온 10여 명 음대 교수님들은 뜨거운 애교심에서 그랬을까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음대에는 전임교수는 단 3명이고 나머지 40여명의 교수는 모두 계약직이라고 한다.   계약직 교수님들은 매년 2월 교무처에 불려 가서 연봉계약서에 싸인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음악대학 전체에는 시간강사만 해도 100명이라고 하는데,  그분들은 처우에 만족할까?    연주 시설, 연주회 지원 등이 모두 완벽하여 개선점이 없을까쇼팽이 환생하여 수원대 음악대학에 나타나, 강의실에 있는 낡은 피아노를 한번 쳐 보면 어떻게 반응할까 음대 교수님들은 한번 상상해 보시기를!

   음대 교수님들이 현실 문제에 침묵만 한다면 현실이 개선될 수가 없다음대 교수님은 나는 음악만 하면 되지, 현실 문제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겠다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김대중 대통령의 명언 중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는 무시무시한 말이 있다음대의 계약직 교수님들도 용기를 내어 교협에 많이 들어오셔서 좋은 학교를 만드는 데 동참하시기를 기대한다지금까지 음대교수님 중에서 한 분도 교협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 교협 공동대표 3인 중에서도 대표는 배재흠 교수님이다배재흠 교수님은 3월 달에 방문한 답례로 나에게 김화숙 교수님을 답방하기를 원하셨다그래서 모처럼 큰맘 먹고 지난 수요일 오후에 김화숙 교수님 연구실로 전화를 걸어 차 한잔 마시러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런데 김교수님은 공연과 평가, 그리고 해외 연주 등으로 바빠서 다음에 만나자고 거절하였다.  만나면 음대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교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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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상생11 | 작성시간 13.06.02 이미 회원이 100명을 넘어섰는데, 학교에서는 현실을 인정하고 교협대표와 대화를 통하여 상생의 길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총장님의 발언 하나 하나, 행동 하나 하나는 모두 교협대표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총장님 주변의 모든 사람이 총장님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상생88 | 작성시간 13.06.03 그러니 총장님이 얼마나 불안하시겠어요?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이 듭니다.
  • 작성자베토벤 | 작성시간 13.06.03 글을 읽으며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음악대학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음악대학은 3명의 정규직 교수 외에 모두 박봉에 시달리는 계약직 교수들입니다. 음악대학 교수들 모두가 학장과 같은 마인드를 가졌다고 우리가 단정한다면 그건 이 사이트에 들어와 글을 읽으며 가입을 마음먹고자 하는 음대교수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론 음악대학의 경우 선후배 관계가 일반 단과대학보다 더 치밀하게 엮어져 있으며 대부분 예중.예고 및 서울대 출신들로 어떻게든 좁게 이루어진 조직사회에서 윗 사람의 통보를 거절하긴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 작성자베토벤 | 작성시간 13.06.03 음대 교수들 중에서 소신있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을 개인적으로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글을 올리며 댓글을 다는 데에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봉에 시달리며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음악대학 교수들의 심정은 같을 것입니다. 대부분이 계약직인 음악대학의 구조는 겉으로 보기엔 평온한 듯 보이지만 그 어느 대학보다 구성원들이 교협을 지지하며 응원하리라 봅니다. 교협 공동대표님들을 찾아간 음대 교수들의 마음이 얼마나 참담했겠습니까? 심지어 왜 가는 지 모르고 따라오라는 통보만 받은 교수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섣부른 판단으로 구성원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쇼팽 | 작성시간 13.06.04 베토벤님의 말씀에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음대의 특수성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음대교수님 중에서 교협에 용기있게 가입하시는 분이 나타나기를 기대합니다. 우는 아이에게 젖을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만히 침묵만 지키면서 변화를 바라서는 안됩니다. 교협에 가입해도 익명이 보장되니 용기를 내어 가입하셔서 글도 쓰시고 댓글도 쓰시는 분이 나타나야 음대가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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