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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및 에세이

이뭐꼬의 여행 이야기 (12)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4.01.16|조회수275 목록 댓글 0

   사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프란시스코가 몸소 보여준 청빈을 실천하면서 살면 쓰레기 문제의 해결이 매우 쉽지 않을까? 검소하게 살면 쓰레기가 적게 나오니까 말이다. 소각이거나 매립이거나 쓰레기 문제의 사후대책일 뿐이며, 검소하게 살면서 쓰레기를 적게 만들면 가장 좋은 사전대책이 될 것이다. 그의 전기를 읽어보면 그는 매우 자연친화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은 신의 피조물로서 인간과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고 보았다. 신학적인 측면에서 그의 사상은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이단이었다. 진보적인 그의 사상은, “인간은 자연과 다르며 자연보다 우위의 가치를 지녔다고 보는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와는 일치하지 않아서, 그가 죽은 후 교회 지도자들은 그의 사상을 억눌렀다고 한다. 프란시스코는 새나 맹수와도 대화하였다고 전설적으로 전해지는데, 사실 그의 사상대로 자연을 인간과 동등한 가치를 가진 존재로 대한다면 자연파괴나 환경파괴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재발견하여 가톨릭 교회에서는 1980년에 프란시스코를 생태학의 수호성인이라고 선포하였다.

   인간에게 다른 자연물과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는 사상은 불교에서 두드러진다.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불교의 사상은 윤회사상이 있고, 교리적으로는 불살생이라고 생각된다. 윤회란 원래 석가모니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인도의 전통사상에 뿌리를 둔 사상으로서 모든 생명체는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사람과 동물은 죽더라도 의식이 남아서 다른 생명체의 몸을 빌려 삶을 윤회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물을 오염시키거나, 흙을 더럽히면 다른 생명체의 터전을 파괴하는 것으로서 결국은 나 자신을 파괴하는 셈이 된다.

   불살생은 어떤 생명체이든지 죽이지 말라는 것으로서 기독교의 교리인 살인금지보다 넓은 개념이다. 그러므로 모든 나라가 불교를 믿게 되면 멸종위기의 동식물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육식을 금하고 채식을 권장하는 계율대로 전 세계인이 곡식만을 먹으면 인류의 식량문제는 현재의 경작지만으로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한 사람이 먹고 살기에 필요한 땅은 곡식만을 먹으면 200정도이면 충분한데, 만일 육식만을 한다면 오십 배나 되는 10000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불교는 지극히 친환경적인 교리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강행군한 하루를 마치고 저녁식사는 한국식당에서 모처럼 해산물을 먹었다. 가이드를 졸졸 따라다니는 관광을 하다보면 코스에 따라 식당은 어디, 기념품 상점은 어디, 하는 식으로 미리 정해져 있다. 우리가 들른 식당은 주인 남자는 이탈리아인이고 주인 여자는 한국인이라고 하는데, 이탈리아인 남자가 한국여자에게 반해서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부엌에서 여주인이 파 썰으라고 하면 파를 썰고, 마늘 가져오라고 하면 마늘을 가져오고, 열심히 일을 한다. 사랑은 국경을 초월한다지만 코 크고 잘 생긴 서양남자가 한국말을 더듬거리면서 앞치마 두르고 부엌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의 힘이란 참으로 대단하구나 라고 느낄 수가 있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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