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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및 에세이

중편소설(5)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4.04.15|조회수190 목록 댓글 0

박교수는 최희준의 하숙생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등 옛날 노래를 불렀고, 최성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김교수는 남남해후등을 불렀다. 아가씨들은 쿵따리 샤바라’, ‘무기들아 잘 있거라등 최신곡을 불렀는데 이른바 랩이라고 하는 노래 중간의 중얼거리는 소리는 아무리 알아 들으려고 애를 써 봐도 귀가 굳어버린 중년의 남자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쿵따리는 우리나라 외교관들이 국제회의에서 불러서 유명해진 노래라는데 중간의 랩은 따라가기 힘들었다. 김교수는 특히 후렴 부분이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려웠다. 쿵따리 샤바라 빠빠빠? 현대의 명예회장인 정주영씨는 신곡이 나오면 울산까지 승용차를 타고 가면서 테프를 틀면서 배운다고 한다. 그분은 후렴 부분을 굴다리 삽으로 파파파..’라고 부른다는 우스게 소리가 있다.

그런데, 오빠, 저 아가씨를 어떻게 생각해요?”

누구? 박사장님 파트너? 너가 모르는 아가씨인가?”

몰라요. 그렇지만 어쩌면 저렇게 예의가 없어요?”

무슨 말이야?”

보세요. 화장도 안하고 그저 집에서 입는 브라우스를 걸치고 나왔잖아요?”

그게 어때서?”

그래도 이런 자리에 나오려면 기본적인 예의라는 것이 있잖아요.”

듣고 보니 그러네.”

김교수는 아가씨에게 호감이 갔다. 팁을 벌기 위하여 술자리에 나오는 아가씨이지만 직업인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가 있다고 생각하는 아가씨의 마음 씀씀이가 웬지 신선하게 느껴졌다. 김교수가 궁금하여 미스 장에게 노골적으로 물어보니 나름대로 사연이 있었다. 미스 장은 두 달 전에 그만 두었단다. 몸에 잘 받지도 않는 술을 폭탄주다, 수류탄주다, 수소폭탄주다 해서 한 3년 먹다보니 몸에 이상이 왔단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 보니 간이 나빠졌는데, 특히 과음을 하면 얼마 못 살 것이라는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들었단다. 그래서 보스를 그만 두고 친구와 옷가게를 열려고 준비 중이란다. 오늘은 마침 그동안 살던 원룸 아파트에서 친구와 함께 살 13평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서 짐을 정리 중이었는데, 보스의 사장님에게서 삐삐가 왔단다. 너를 찾는 손님이 모처럼 오셨는데 잠간만 나왔다 가라고. 그래서 이렇게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택시를 타고 나왔단다.

박교수가 미스 장을 대견한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이사하면 피곤도 하고, 또 이제 이곳은 그만 두었는데 꼭 나올 필요가 있나. 그냥 못 나간다고 말하면 되지. 나라면 안 나오겠다. 물론 네가 나와서 나는 기분이 좋지만.”

그래도 남사장님이 저에게 그동안 잘 해 주셨기 때문에 나왔지요. 거 있잖아요. 인정이란 것 말이에요. 막상 부탁하는 말씀을 전화로 들으니 인정상 거절을 못하겠더라고요.”

미스 장은 의리가 있는 여자이군.”

그럼요, 절개는 없어도 의리는 있는 여자예요.”

나는 절개가 없는 여자는 싫은데 . . . ”

피이, 절개가 있는 사모님과 백년해로하세요.”

늦게 왔기 때문에 시간이 금방 지나 시계를 보니 벌써 1145분이 되었다. 김교수가 물었다.

미스 최, 여기는 몇 시까지 영업하니?”

오빠, 우리 가게는 12시면 문을 닫아요. 며칠 전에 재수없게 단속에 걸려서 남사장님이 벌금을 물었대요.”

그래? 모처럼 예쁜 아가씨를 만났는데, 헤어지기가 싫군?”

정말? 그럼 또 오세요.”

네가 여기 오래 있을까? 너희들은, 자꾸 자리를 옮기더라. 정 붙을만하면 그만두었다고 하고.”

저는 안 그래요 오빠. 여기 나온 지가 1년이 넘는데요.”

하여튼 두고 보자. 미스 최, 계산서 가져오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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