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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및 에세이

중편소설(50)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4.07.29|조회수139 목록 댓글 0

최근에 팔당댐 근처의 경치 좋은 곳에 카페와 러브호텔이 많이 들어섰다고 한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하여 이국풍으로 이상스러운 실내장식을 하고, 몸에 좋다는 황토를 바른 집도 있고, 자연미를 살리기 위하여 통나무로 집을 짓기도 하고, 온갖 기화요초를 가져다가 꾸민다. 이러한 찻집 겸 음식점이 낮에는 온통 아줌마들로 꽉 찬다고 한다. 아침에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 직장가고 나면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래서 유한마담들은 동창끼리, 친구끼리, 교회의 집사님들끼리, 같은 계꾼끼리 몰려 다닌다. “누구에게 들었는데, 어디가 분위기가 이색적이고 음식이 맛있다더라. 이번에는 거기 한번 가보자는 식으로 전화를 하여 몰려 다닌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처럼 한낮의 음식점에 여자들로 꽉 찬 속에 유일하게 청일점이 있단다. 그게 누구냐면 교회의 목사님이라고 한다. 낮 시간의 교회 모임에는 모두 여자들이 나올테니까, 말이 된다. , 목사님은 좋겠네. 맨날 예쁜 아줌마들 사이에 끼어 좋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시니까.

 

(이 시절은 IMF 전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렇게 흥청망청 쓴 돈이 모두 외국 빚이었다. 1997년 말 IMF가 터져 우리는 이제 분수를 알게 되었다. OECD에 가입했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낀 것이 아니었다. 통계 자료를 보니, YS의 문민 정부가 들어선 1993년에 팔당 상류의 경치 좋은 한강 변에는 모두 2300개의 음식점과 러브 호텔이 있었는데, 임기 말인 1997년에는 모두 7000개로 늘어났다고 한다. 1994년에 이른바 준농림지역의 건축 제한을 완화한 결과 음식점과 숙박시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기사 아저씨의 재미있는 세상 이야기를 듣다가 보스 앞에서 택시를 내리니 시간은 815. 웨이터의 안내로 룸에 들어가서 미스최를 불러 달라고 말했다. 조금 있다가 미스최가 가슴이 푹 파인 브라우스와 초미니를 입고 나타났다. 그동안 커피숍에서 만날 때에는 저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나타나지는 않았는데. 눈 둘 데가 마땅치 않다.

 

오늘 보니 너 야하다.”

여기 오면 옷을 갈아 입어요 오빠. 이건 그렇게 짦은 것도 아닌데 ... 그런데 왜 오늘은 예쁘다는 말을 안 하세요? 오빠 주특기가 여자만 보면 예쁘다는 말을 하는 것이잖아요.”

그래, 다시 보니 너 참 예쁘다. 내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너에게 청혼했을 것을.”

정말이에요? 그런 이야기는 오빠에게서 처음 듣는 기분 좋은 거짓말이네요. 그런데, 오빠, 저녁은 드셨어요?”

간단히 때웠지. 님을 만나러 오는데 그까짓 밥이 중요하냐?”

오빠, 여기서 식사를 시킬 수 있어요. 볶음밥이나 국수 중에서 주문하면 되요.”

그래? 그러면 볶음밥을 먹지. 너도 저녁 안 먹었을텐데, 같이 먹자.”

저는 괜찮아요, 오빠. 저는 가게 끝나고서 먹으니까요.”

 

식사를 하면서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났느냐고 물어 보았다. 미스최는 오랫동안 살던 연립주택이 방이 안 나가서 이사를 못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오늘의 운세쥐띠 난에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쓰여 있었고, 결국 오후에 복덕방에서 전화가 오고 마침내 집 계약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오빠와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이사는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양재동의 방 2칸 짜리 연립을 1억원에 사서 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가씨는 모처럼 자기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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