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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및 에세이

운길산 산행기 - 1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4.10.02|조회수311 목록 댓글 1

<쉬어가는 곳에 글쓰기를 한 달 이상 쉬었더니 회원 여러분들이 궁금해 합니다.  아예 절필한 것이냐고? 글쓰기는 저의 취미생활이기 때문에 절필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지금 4번째 수필집을 느릿느릿 준비하고 있습니다. 몇 꼭지는 써둔 것도 있고 틈틈이 시간을 내어 하나씩 쓰고 있는 중입니다.  이미 써둔 것부터 이곳에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당분간 부정기적으로 글을 올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을 기대합니다.>

 

산행 일자: 20071019()

산행기 쓴 날자: 2008819

 

최근에 서울 전철 중에 중앙선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중앙선은 용산에서 출발하여 청량리, 덕소를 거쳐 팔당, 양수리를 경유하여 최종적으로는 양평까지 확장 중이라고 한다. 완공되면 용문산도 서울에서 전철타고 갈 수 있을 것이라니 기대가 된다. 산행은 덕소역에서 친구와 만나 출발하기로 약속을 했다. 덕소는 예전에는 신앙촌이라고 해서 이제는 사이비종교로 인정하는 박장로교(박태선 장로)의 카스테라 빵공장이 있던 곳으로 기억되는 작은 촌읍이다. 그 후에 언젠가 원진레이욘 공장이 들어서고, 공장에서 발생하는 이황화탄소라는 독성 대기오염 물질 때문에 매스콤을 탔다. 환경단체의 격심한 반대에 부딛혀 회사측에서는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시설은 중국으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잠간 생각해 보자. 똑같은 시설이 중국으로 옮겨 갔다면, 이것은 지구차원에서 볼 때에는 환경문제의 해결이라고 볼 수 없다. 단지 오염원의 이동에 불과할 뿐이며 피해는 중국사람들이 당할 것이다.

 

운길산은 산보다는 중턱에 있는 수종사라는 절이 더 잘 알려져 있다. 수종사는 조선시대 세조가 종기를 치료하려고 자주 들렸던 절이며 다산 정약용이 자주 올랐던 절로 알려져 있다. 사오년 전 어느 날 춘천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시간을 내어 수종사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평일이었는데 차를 몰아 경사가 험하며 비포장인 비탈길을 올라가 일주문 바로 앞에 주차해 두고 100m 정도만 걸어서 올라갔다. 수종사 대웅전 옆 넓은 마당에 작은 찻집이 있었는데, 그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동쪽으로 난 넓은 유리창을 통해 팔당호를 내려다 보는 경치가 일품이었다. 그때에 찻값은 무료였지만 단지 원하면 시주를 할 수 있는 시주통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경치에 반한 나는 아낌없이 찻값 몇 천원을 통에 넣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산행에 동행하는 친구는 내가 1968년에 전주에서 올라와 대학에 입학하여 처음 만났으니 햇수로 따져 보면 무려 39년 전에 만난 셈이다. 친구는 경기도 파주군 어느 시골 출신이었다. 그 당시에 나는 부모님과 함께 서대문구 홍은동에 살고 있었다. 아마 대학 2학년 때에 한 3개월 정도 친구는 우리집에서 하숙을 했었고, 같이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닌 기억이 있다. 그 무렵에 박정희 대통령이 3선 개헌을 한다고 정치적으로 소란했었다. 열혈청년이었던 친구와 나는 학교에서 3선 개헌 반대 데모를 하다가 같이 붙잡혀 동대문 경찰서로 실려 갔다. 그때만 해도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어서, 우리는 간단한 조서를 작성하고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이튿날 뚝섬으로 이동하여 즉결재판소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벌금낼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 걱정하자마자 내가 다니던 대학의 학생처장 교수님이 오셔서 벌금을 대납해주어 즉시 풀려났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덕소역에서 1030분에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중앙선과 3호선이 만나는 옥수역에서 갈아타는데 시간이 걸렸다. 중앙선을 타기 위해 연결육교를 지나가는 중간에 등산용 김밥과 떡을 파는 가게가 있어서 김밥 2개와 떡 2개를 사느라고 또 시간을 소비했다. 결국 나는 30분이나 지각을 하여 11시에 덕소역에 도착하였다. 친구는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이 휴대폰으로 중간에 늦겠다고 연락을 했지만 조금 미안하였다. 덕소역에서 내리니 잔뜩 흐리던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어쩐지 출발이 신통치 않다. 일기예보로는 경기도 일대가 이었는데 비가 쏟아지니 다른 사람들도 우산을 준비한 사람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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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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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liscool | 작성시간 14.10.02 교수님.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뙤약볓에 시위하시는 모습 안타까웠는데, 글과 함께 건재하심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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