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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및 에세이

장편소설(1) - 17년 전에 쓴 메모

작성자이뭐꼬|작성시간15.04.01|조회수1,379 목록 댓글 11

[들어가는 말]

 

오늘 학교에 가보니 교정에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활짝 피었습니다. 와우리 동산에 봄이 찾아 왔습니다. 자연의 봄은 어김없이 찾아 왔는데, 수원대의 봄은 언제 찾아올까? 교정에서 오랜만에 새로 핀 봄꽃을 보니 슬프기도 하고 가슴이 아렸습니다. 정의가 승리한다지만, 너무도 느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확히 2주 전에 교협대표를 사퇴하고서 카페에 글을 쓰지 않고 조용히 지내려니, 답답하기도 하고 손이 근질거리기도 하고. 저는 원래 글쓰기가 취미인데, 다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토론을 위한 마당에 글 쓰는 일은 후배 교수들에게 맡기고, 저는 쉬어가는 곳에 글을 쓰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시계를 17년 전으로 돌려서 1998년에 저는 학교 후문 근처 수기리 호수마을에 있는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오래 근무한 공대 교수님들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해 봄에 학교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았고 그 후 6개월 동안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저는 그 때에 일어난 사건들을 수첩에 메모해 두었습니다.

 

17년 전 수첩에 기록한 이야기를 토대로 하여 오늘부터 연재소설을 쓰려고 합니다. 이틀에 한 번씩 글을 올리겠습니다. 실화 같은 소설, 소설 같은 실화라는 말이 있지만 소설은 소설입니다. 소설에 나오는 등장 인물은 실제 인물과 비슷한 면이 있더라도 허구의 인물임을 밝혀 둡니다. 등장 인물에 대해서는 묻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소설의 무대가 되는 음식점 - 파스타 밸리

 

꿈속에서 미녀와  (1)

 

그 사건이 일어난 그 해에는 봄꽃이 빨리 피었다. 아직 4월 초순인데도 분홍색 진달래와 노란색 개나리가 흐드러진 사이로 새하얀 목련까지도 탐스런 꽃이 피어나 있었다. 옛날부터 봄을 알리는 전령사는 진달래와 개나리이다. 진달래는 대개 산에 피지만 개나리는 도시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봄꽃이다. 노란 개나리꽃이 피었다가 떨어지고 하얀 목련꽃이 피어나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그 해에는 개나리꽃 진달래꽃 그리고 목련꽃이 동시에 꽃이 피었다. 계절에 이변이 생긴 것이다. 기상학자의 설명인즉 지구온난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자동차가 많아지고, 공장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연료의 소비가 많아지자 이산화탄소가 늘어나서 지구가 더워졌다는 것이다. 예년에 비해 2주 정도 봄이 빨리 왔다고 한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뀔 것이라고 하니, 스키 또는 모피와 관련된 회사의 사장님은 일찌감치 전업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수 탄생 후 1998년이 지나 봄이 깊어가던 어느 날, K교수는 동료인 교수와 함께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다가 이상한 소문을 들었다. 소문의 내용인즉 학교 후문 부근에 이탈리아 요리를 주로 하는 식당이 개업을 했는데 여주인이 낙안(落雁) 미인이라는 것이다. 낙안미인이란 기러기가 날아가다가 힐끗 바라본 미인이 너무 예뻐서 그만 날개짓을 잊고서 떨어졌다는 고사에서 비롯되었는데, 미인을 과장되게 칭찬하는 말이다.

 

식당 주인이 그렇게 예뻐요?”

글쎄요, 나도 소문만 들어서 잘 모르겠는데, 대단한 미인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요? 괜히 상상만 하지 말고 같이 가봅시다.”

좋아요, 언제 한번 같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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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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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오페라의유령 | 작성시간 15.04.02 그러고 보니 말씀이 맞습니다. 남녀관계가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정정했습니다.
  • 작성자교협홍보실 | 작성시간 15.04.02 와우리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자유영혼 | 작성시간 15.04.02 보통사람의 속마음을 다 드러내어 자신의 내면을 다시금 들여다 보게하는 내용을 기대합니다.
    교협홈페이지가 더욱 풍성해 질 것입니다. 정의를 바로세우려는 길목에서 한 모금 커피향을 즐기는 안식의 시간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 작성자교협 홍보실 | 작성시간 15.04.03 연재소설이라니,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 작성자상상21 | 작성시간 15.04.14 1998년 이야기라면, 지금부터 17년 전 이야기네요. 계약제 교수님들은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가 될 것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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